지난해 11월 북한강에 내다버려 자살 방조
노부모 자살 방조·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노부모 자살 방조·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종교단체의 교주와 딸이 북한강변에 내다버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노모의 백골이 발견됐다. 함께 버려진 아버지 주검이 발견된 지 4개월여 만이다.
26일 경기 가평경찰서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24일 오전 11시10분께 강원 춘천시 북한강 경강교 인근에서 백골이 된 여성 주검이 물 위로 떠올라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성이 지난해 11월11일 경기도 가평군 북한강에 딸인 이아무개(43)씨와 종교단체 교주인 임아무개(63·여)씨에 의해 버려진 뒤 자살한 이씨의 어머니 전아무개(77)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83)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유기돼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1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에 어머니가 발견된 지점은 아버지가 발견된 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주검이 4개월여간 물에 잠겨 있어 완전히 백골 상태라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어머니가 실종 당시 입고 있던 검정색 외투와 하의 등으로 신원을 추정했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과 주검 부검을 의뢰했다.
의정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이씨와 임씨를 존속유기 및 자살방조와 유기 및 자살방조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이비 종교단체의 교주격인 임씨는 이들 노부부에게 종교적 주입을 통해 자살할 마음을 먹도록 만든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임씨가 자신을 따르는 노부부에게 “용에 씌었으니 어서 회개하고 하나님 곁으로 가야 한다”고 세뇌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서 용이란 악마, 사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애초 자신이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자신이 노부모를 차에 태우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범행이 탄로 났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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