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민들이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이금자씨의 선행을 지역 사회로 확대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왜소증을 앓고 있는 이씨는 102㎝의 키에 몸무게는 32㎏에 불과하다. 작은영웅추진위원회 제공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여러분도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강원 원주시민이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이금자(63)씨의 선행을 지역사회로 확산하기 위해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씨가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것은 왜소증을 앓아 키 102㎝, 몸무게 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는 조실부모하고 친척 집에 얹혀사는 등 불편한 몸에 생활고까지 겪었다.
하지만 그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면서도 2008년부터 폐종이컵과 우유갑 등을 모아 판매한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와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등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지역 곳곳을 다니며 모은 종이컵은 45t에 이른다.
그의 이런 선행은 2016년 원주시민 대상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4월20일 장애인의 날에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원주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장미꽃을 선물하고 포옹을 하기도 했다.
작은영웅추진위원회(위원장 최기창)는 최기창 상지영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원주시민 200여명이 만들었다. 이 위원회는 이씨의 선행을 지역사회로 확산해 장애인 자립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지난 19일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사단법인을 설립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형태로 장애인 고용창출 사업을 펼 참이다. 수거한 종이컵을 활용해 일회용 티슈를 만드는 등의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이씨의 선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역의 많은 장애인이 동참하는 사업을 펴겠다는 취지다. 부족한 초기 자본금은 회원을 모집하고 월 1만원씩 후원을 받아 마련할 계획이다. 최기창 위원장은 “이씨의 정신의 가지고 다양한 복지사업을 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장애인 자립 모델이 원주에서 성공하면 이를 토대로 다른 지역에서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자씨도 “버려진 종이컵 같던 내가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으로 종이컵을 줍기 시작하면서 사람답게 살게 됐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폐종이컵을 모아 나보다 힘든 사람을 돕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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