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희 민주당 청주시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26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이 연 청주시 대기질 시민모니터링단 발대식에 참석해 미세먼지 없는 청주시를 위한 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박완희 후보 제공
‘풀뿌리 후보’를 자처하는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 후보들이 새로운 정책과 선거 운동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중앙정부 예산 확보, 투자 유치 등 굵직한 공약보다 미세먼지, 농민수당 등 작은 정책으로 주민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충북도의원 선거(청주 7선거구)에 나선 오경석(42) 후보와 청주시의원 선거(청주 마)에 출마한 박완희(45) 후보는 26일 선거운동을 대신해 청주 시내 곳곳을 돌며 미세먼지 측정 기구를 설치했다. 오 후보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박 후보는 ‘두꺼비 친구들’ 상임이사 등으로 10여년 동안 환경단체 활동가로 활약하다 지방의회 진출에 나섰다. 박 후보는 “미세먼지, 도심공원 문제 등을 실질적으로 풀 수 있는 정책을 손수 만들어 지방정부를 바꿔보려고 출마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에 따라 시민단체 활동을 하듯 주민을 만나고 있다. 박 후보는 “돈도, 조직도 없는 대신 튼튼한 다리와 열린 귀가 있으니 많이 만나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SNS)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경석 민주당 충북도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가 26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네거리 전신주에 대기질 모니터링을 위한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오경석 후보 제공
오 후보와 박 후보는 함께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청주시의원 선거(청주 가)에 출마한 박종효(49) 전 ‘일하는 공동체’ 이사장과 오는 4월께 환경·지역경제·복지 등을 포함한 ‘활동가 공동 정책’을 내놓을 참이다.
‘촛불 시민 후보’도 눈에 띈다. 강원도 강릉에서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김중남(55) 강릉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시민과 함께하는 시장’을 앞세우고 무소속으로 강릉시장 선거에 나섰다. 그는 △강릉 예산 시민 분배 △남북 평화 겨울대회, 세계평화포럼 △석탄화력발전소 대신 제2에버랜드 유치 등을 공약했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를 지낸 오광영(52)씨는 대전시의원 선거(유성 2)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촛불 정신인 국민 주권 실현을 지방 정치에서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에 진출한 뒤 단체장 등에 나서는 활동가도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등에 이어 대전시의회 6~7대 의원(민주당)을 지낸 박정현(54) 후보는 대덕구청장 선거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장을 지낸 뒤 재선 진천군의원이 된 김상봉(60) 의원과 음성농민회장 등 농민운동을 하다 음성군의회에 진출한 이상정(53) 의원은 민주당 후보로 진천과 음성에서 충북도의원 선거에 나선다.
당선을 넘어 자신의 색을 또렷이 부각하는 후보도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을 지낸 이경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은 녹색당 후보로 청주시의원 선거(청주 차)에 나섰고, 장성유(53) 전 공무원노조 충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민중당 후보로 진천군의원 선거(진천 가)에 출마했다.
송재봉 충북시민재단 상임이사는 “시민의 힘을 확인한 활동가 출신들이 감시·견제·제안 등에 그친 시민단체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선거에 나서고 있다. 탄탄한 전문성과 비전을 지니고 있어 풀뿌리 지방자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촉매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송인걸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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