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환경자원사업소 주요 시설 상당수가 불에 타 고성군이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불에 탄 환경자원사업소 모습. 고성군청 제공
산불로 산림 40㏊가 잿더미가 되는 피해를 입은 강원 고성군이 이번엔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리는 등 심각한 산불 후유증을 앓고 있다.
3일 고성군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발생한 산불로 고성 환경자원사업소 주요 시설 상당수가 불에 탔다. 환경자원사업소는 처음 산불이 발생한 간성읍 탑동리 가까이에 있어 피해가 컸다.
당시 산불로 소각시설과 음식물 처리시설, 생활자원회수센터, 대형파쇄기, 덤프트럭, 집게 차 등 89억원 상당의 시설이 불에 탔다. 여기에 불에 탄 건물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가 ‘철거’로 판정이 나면 철거와 재건축 비용으로 92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설 피해 금액만 181억원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환경자원사업소 화재로 사실상 중단된 쓰레기 처리 문제다. 현재 고성군에선 하루에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음식물쓰레기 7t과 불연성(매립) 폐기물 22t, 가연성(소각) 폐기물 20t 등 49t에 이른다.
다행히 인근 속초시가 5월 말까지 하루에 가연성 폐기물에 한 해 7t까지 처리해주기로 했지만 남은 물량을 처리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가연성 쓰레기까지 일단 모두 매립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가 문제다. 고성군은 음식물쓰레기가 쌓여 민원이 제기되자 산불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일 음식물쓰레기 10t을 수거했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불에 타 수작업으로 선별작업을 하다 보니 하루에 2t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고성군은 일단 음식물쓰레기 수동 선별작업에 인력을 증원하는 등 최대한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설 원상 복구에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 당분간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석중 고성군청 환경시설담당은 “피해 상황이 커서 매일 매일 발생하는 많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쓰레기만 버리고 분리수거에도 신경 써달라. 주민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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