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청이 올해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신입생을 일반계 고교와 같은 시기에 뽑기로 하자 이들 학교에서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이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신입생을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뽑도록 했다. 우수 학생 우선 선발에 따른 고교 서열화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사고와 특목고들이 학교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도 교육청은 지난달 29일 발표된 ‘2019학년도 경기도 고교 입학 전형 기본 계획’에서 특수목적고 중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는 모두 일반고와 함께 후기 학교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는 올해 12월10일~2019년 1월30일 사이에 신입생을 뽑는다. 이들 학교 입학에 실패한 학생들은 이들 학교의 추가 모집이나 비평준화 지역 일반고의 추가 모집에 응시하도록 했다. 평준화 지역의 일반고에서는 이들을 위해 추가 모집을 하지 않는다. 다만 특목고 중 마이스터고와 예술고, 체육고, 과학고 등은 과거처럼 우선 선발한다.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는 지난해까지는 일반고 전형 전인 8~12월 사이 신입생을 뽑았고 탈락자는 후기 학교인 일반고 전형에 한번 더 응시하는 기회를 누렸다. 이번 고입 전형 변경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올해 전국에서 새로 도입됐다. 도 교육청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는 설립 목적과 달리 수능에 편중된 교과 과정을 운영했고 우수 학생 우선 선발을 통해 고교를 서열화했다. 그동안 특목고가 일반고의 교육을 붕괴시켰던 비정상화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3개 특목고는 “입시에 탈락한 학생들이 평준화 지역의 일반고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역차별’”이라며 3일 안산 동산고에서 교장단 긴급 모임을 열어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한 자사고의 교장은 “특목고에서 탈락했을 때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 못 간다는 불안감 때문에 지원자가 줄어들 것이다. 학생 수가 미달하면 법인 전입금과 학생 등록금에 의존해온 학교들은 존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학교에서 신입생이 미달하면 추가 모집으로 충원할 수 있다. 이들 학교의 탈락자를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 응시하게 해달라는 것은 예전처럼 우선 선발권을 달라는 이야기”라고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에 변경된 고입 전형이 적용되는 경기도 고교는 자사고 2곳, 외고 8곳, 국제고 3곳 등 13곳이며, 이들 학교의 올해 신입생 숫자는 2996명이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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