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을 중심으로 조성된 도청신도시에서 한때 프리미엄이 붙어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이던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는 곳도 눈에 띄인다. 경북도 제공
경북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포항 등 곳곳에서 가격이 폭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는 4일 “경북지역의 미분양아파트는 2015년 12월말 3800여채에서 2016년 12월말 6700여채로 대폭 늘어났다. 2017년 12월말에는 다시 7630채로 증가했다가 올해들어 두달만에 600채가 늘어나 8230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미분양아파트는 포항이 2072채로 가장 많고, 구미 1625채, 김천 1410채, 경주 1179채 등으로 파악됐다. 주택 분양시장의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도 2014년 2월 390여채에 머물렀지만 1년후 250여채로 줄었다. 2016년 230여채, 2017년 2월 413채로 약간 상승세를 타다가 올해들어서는 1620채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분양아파트가 가장 많은 포항에서는 지난해 11월 15일 강도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부터 부동산거래가 뚝 끊어졌다. 거래가 중단되면서 2억원∼2억5천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84㎡아파트 가격이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4천만원씩 폭락하고 있다. 포항시관계자들은 “3∼4년전부터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5개월전 지진여파로 거래가 중단되면서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노후아파트와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 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미분양아파트가 1600채를 웃도는 구미에서도 신축아파트가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는 곳이 간혹 눈에 띄이기 시작했다. 2016년 2월,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있던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도청신도시에서는 아파트 5600가구가 들어섰다. 이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이곳 아파트가 한때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됐지만 지금은 하락세를 보인다.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거래되는 아파트도 더러 보인다. 앞으로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대구 인근 경산을 제외하고는 경북지역 대부분 도시에서 미분양아파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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