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여성 후보 2명이 6·13지방선거에서 공천이 유력한 3선의 자유한국당 남성 구청장에게 도전한다. 이들이 한국당 후보를 꺾고 구청장에 당선된다면 1990년 3당 합당 뒤 28년 만에 부산에서 한국당에 뿌리를 두지 않는 정당의 첫 번째 구청장이자 여성 구청장이 되는 영광을 누린다.
부산의 구청장과 군수 16명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현직 구청장은 5명이다. 황재관 북구청장, 송숙희 사상구청장, 이경훈 사하구청장, 원정희 금정구청장, 오규석 기장군수 등 5명인데 무소속의 오 군수를 뺀 4명은 모두 한국당 소속이다.
3선에 도전하는 이들 5명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는 현재 2명이다. 먼저 정명희(52) 전 부산시의원은 한국당의 공천이 예상되는 70대의 황 북구청장과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른바 낙동강 혈투다. 북구는 자유한국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당이 독식했던 부산과 경남에서 그나마 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한국당 계열 후보와 맞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낙동강 벨트(경남 김해·양산시, 부산 북·사상·사하구)의 중심이다.
실제 북구는 4년 전 지방선거의 부산시장 선거에서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였던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당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 곳이다. 민주당 계열의 새정치민주연합 구청장 후보가 32.8%를 득표해 낙선했지만 당시 야당과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이 44.2%였다. 또 2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3선에 도전하던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도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홍준표 한국당 후보를 11%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하지만 이런 선거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그대로 작동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초등교사 출신의 황 구청장의 저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황 구청장은 8년 동안 구청장을 수행하면서 닦아놓은 인맥과 인지도가 강점이다. 정 예비후보는 문 대통령의 높은 국정수행 지지도와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북구의 지형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인영(40) 금정구의원은 한국당 원정희(64) 금정구청장의 아성에 도전한다. 40대 여성과 60대 남성의 대결이다. 원 구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이 지역 김세연 국회의원이 지난 1월 한국당에 입당하자 함께 복당했다. 김영기 전 부산시 건설본부장과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김 전 본부장이 재선의 원 구청장을 꺾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박 의원은 최근 내노라하는 당내 후보 3명을 꺾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그는 28살 때 구의원이 되고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시선거대책위 대변인을 맡았다. 금정구의회 부의장을 맡은 그는 40대의 젊은 여성이라는 것을 내세워 금정구 소재 부산대와 부산외국어대 학생 등 젊은층과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금정구는 김세연 국회의원의 조직이 막강하다. 원 구청장은 선친 김진재 국회의원의 조직을 물려받은 김 의원의 조직력을 등에 업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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