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채아무개 전 전주시 정무보좌관이 자신의 녹취파일과 관련한 입장문을 읽고 있다. 박임근 기자
공지영 작가가 전주시의 장애인보호시설 비호 문제제기와 함께, 핵심인물로 지목한 전직 전주시 한 간부가 20일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문제된 부분을 사과했다.
채아무개 전 전주시 정무보좌관(4급)은 이날 전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지역방송 뉴스 등을 통해 저의 육성통화 녹취내용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져 입장을 밝힌다. 그 녹취록을 들어보니 지난해 8월 해당 장애인보호시설 내부문제를 최초로 알려온 민원인과의 통화로 기억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는 전주시가 검찰로부터 시설장 허위경력에 따른 범죄사실을 통보받고, 시설폐쇄 등의 절차를 서두르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지영 작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주시가 해당 장애인시설을 비호한다는 의혹을 제기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공 작가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 공 작가와 가까운 그 민원인에게 연락을 했던 것이다. (밤늦게 페이스북에서 전주시의 비호문제를 보고 화가 나) 그분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며 실언을 했다. 전주시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강조하다 보니 과장된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20일 기자간담회를 연 전주시 전 정무보좌관의 입장문.
그는 “저의 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시민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사적인 통화였지만 결국 이러한 상황을 초래해 혼란을 일으켰으며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사과는 최근 전북지역 방송이 보도한, 녹취파일에 나오는 “검찰에서 막은 사람이 있어. 이건 내가 얘기 못 해. 보이지 않는 게 많아요”라는 등 검찰개입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채 전 보좌관은 해당 장애인시설을 운영한 이아무개(44·여) 목사와 김승수 전주시장과의 관계에 대해 “20여년전 얼굴만 안 사이로 아무런 관계가 아니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승수 시장 재임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채 전 보좌관은 지난해 7월 정무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사표를 냈다. 한편 이 장애인보호시설과 관련해 전주시는 2017년 6월 검찰로부터 허위경력서 등으로 인해 해당 시설의 기소처분통지를 받았다. 행정처분을 검토한 전주시는 그해 10월 이 시설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그러자 해당 시설은 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지난 1월 이 시설의 손을 들어줬다. 전주시는 이에 대해 항고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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