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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화 없이 일본총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치 반대만”

등록 2018-04-23 15:54수정 2018-04-23 19:20

부산 시민단체, 다음달 1일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추진
외교부 등 한일관계 고려해 장소 부적절 공식 통보
2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서 외교부 규탄 기자회견
지난 1월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근처 정발 장군 동상에서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선포대회에서 선보인 노동자상 모형. 김영동 기자
지난 1월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근처 정발 장군 동상에서 열린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선포대회에서 선보인 노동자상 모형. 김영동 기자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을 추진하는 부산 시민단체들이 이에 반대하는 외교부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의 여러 시민·노동단체들이 모여 만든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는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에서 일본총영사관 앞 노동자상 건립에 반대하는 외교부를 규탄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는 “외교부는 제대로 된 대화 노력도 없이 노동자상 건립이 부적절하다는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본 눈치만 본다”고 비판했다.

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는 지난해 9월 일본군 ‘위안부’, 조선인 강제징용 등 전쟁범죄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뜻에서 부산 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했다. 이런 뜻에 공감한 220개 단체와 6500여명의 시민이 십시일반으로 노동자상 건립 모금운동에 힘을 보탰다. 모금액 목표치인 8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1억원이 모였다. 부산 노동자상은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가 만들고 있는데, 서울·인천 등지에 세워진 노동자상과 다르게 촛불을 치켜든 강제징용 노동자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 등은 한일관계 때문에 일본총영사관 앞에 노동자상 설치를 반대하며, 남구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설치를 제안하고 있다. 외교부도 지난 16일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인근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추진 관련 외교부 입장’ 공문을 통해 “외교공관 보호 관련 국제예양 및 관행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외교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희생자 추모와 후세 역사교육을 위해 노동자상을 지자체에서 대체지로 제시한 역사관 등 적절한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관련 법령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며 일본총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립 반대를 분명히 했다.

외교부가 두 차례에 걸쳐 일본총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립을 반대하자, 관할 지자체인 부산 동구청도 최근 노동자상이 들어설 자리에 대형 화분 6개를 설치했다. 동구청은 그동안 노동자상 설치를 막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동구청은 “쓰레기 투기가 많아 환경정비를 위한 조처이며, 외교부 등의 압력 없이 자체적 판단”이라고 했다.

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는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에 책임 있는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민족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일본총영사관 앞에 노동자상을 세워야 한다. 외교부는 민심을 제대로 받들어야 한다. 노동절인 다음달 1일 이곳에 노동자상을 예정대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준 부산 노동자상 건립특위 집행위원장은 “강제징용 희생자들은 일본 정부의 무시와 우리 정부의 외면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희생자 각 개인의 청구권이 살아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 누구도 이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희생자들을 대신해 시민이, 국민이 나서는 일에 정부가 방해는 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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