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재활병원 조기 건립을 촉구하는 기적의 마라톤대회가 열린 지난 21일 오후 대전 엑스포다리 아래 갑천변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단법인토닥토닥 제공
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를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장애아단체는 마라톤대회를 열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의 시급함을 알렸고, 지역 시민단체는 정책 과제를 발굴해 공약화를 요구했다.
장애어린이 가족과 시민이 꾸린 사단법인 토닥토닥은 지난 21일 오후 1시30분 대전 갑천에서 장애가족·시민이 함께 뛰는 ‘기적의 마라톤’을 열어 대전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을 시민에게 알리고 조속한 건립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엑스포다리~한밭대교 왕복 5㎞ 구간을 달리며 “장애 어린이도 국민이다. 행정 절차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아이들이 많다. 어린이재활병원을 신속하게 건립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 김동석 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어린이재활병원 설계비를 확보했는데, 대전에 세우려던 병원을 전국 공모해 정해야 한다고 해 언제 착공할지 모르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대전시장은 어린이재활병원을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지역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제안하는 약속운동을 펴고 있다.
세종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9일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자치 실현 등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이 단체는 다음달 후보들과 협약식을 열고 정책 자료집을 발간하는 한편 유권자 선거교육과 유권자 문화제도 열 참이다.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세종시가 지방분권·균형발전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주민자치 실현’을 제1과제로 선정했다. 시민단체가 앞장서 세종시 유권자운동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세종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9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자치 실현 등이 뼈대인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이에 앞서 16일 강원지역 시민단체들은 교통과 환경에 방점을 둔 ‘16개 도민정책제안’을 발표했고, 원주에선 지난달 원주한살림 등 25개 시민단체들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포럼을 꾸렸다. 이 포럼은 지방선거 시장 후보자를 상대로 환경정책 공약 토론회를 열어 시민이 환경 시장 후보를 선택하도록 도울 참이다.
대전에서는 최근 ‘대전교육희망 2018’이 진보교육감 단일화 활동을 하면서 보편적 교육복지와 교육격차 해소, 교육비리 근절 등 교육혁신을 뼈대로 한 공약을 발표했다. 후보들은 이 단체의 공약을 수용했으며, 경선에서 성광진 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가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는 단체별로 지방선거 대응팀을 꾸려 맞춤형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 달 후보들에게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다.
최진혁 한국지방자치학회장(충남대 교수)은 “여론을 정책 제안하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촛불 혁명으로 시민 역량이 성숙한 만큼 단체장의 공약 실천 여부를 시민이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선거 혁명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송인걸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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