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강초등학교 6학년들이 교실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텔레비전으로 보고 있다.
27일 오전 9시10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해강초등학교 6학년1반 학생들은 교실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학교 방송부는 여러 반 교실을 돌아다니며 텔레비전 시청 분위기를 촬영했다. 앞서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25일 부산 전체 초·중·고교 645곳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시청을 권장하며 “평화통일 교육에 참여해 달라”고 했다. 해강초는 36개 반 850여명의 학생이 각 교실에서 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봤다.
최성웅(37) 담임교사는 학생들에게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배경과 계기, 세계적인 관심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생중계를 보며 전쟁공포, 이산가족, 군사비 지출 등 남북 분단으로 발생한 여러 문제점과 이번 정상회담 이후 미래의 모습, 한반도기의 의미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담임교사에게 곧바로 물어보기도 했다. 최 교사는 “남북정상회담은 초등학생에겐 무거운 주제다. 이틀 전부터 남북관계 등 역사 수업을 많이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 이렇게 오래 집중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다. 학생들이 무겁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강초등학교 6학년들이 교실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티브이로 보며 선생님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오전 9시30분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북쪽 지역인 판문각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학생들은 모두 텔레비전 화면에 집중했다. 남쪽 자유의집에서 김 위원장을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사이로 군사분계선 앞쪽으로 걸어가 김 위원장과 악수하자 학생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류은하(13)양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역사적 장면을 볼 수 있어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다. 그동안 북한의 위협에 두려운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에 완전한 평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평화의 집으로 자리를 옮기자 학생들은 담임교사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짚는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정재규(59) 해강초 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업을 하는 것이 다른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화의 중요성과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 등을 직접 느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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