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11년 전 황해도로 갔던 ‘돼지의 꿈’

등록 2018-04-29 15:29수정 2018-04-29 19:14

264마리 돼지 싣고 방북했던 홍희표씨
“남쪽 양돈사업 시행착오 북에 전해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한반도기가 내걸린 전북도청 앞에 홍희표씨가 서 있다. 박임근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7일 한반도기가 내걸린 전북도청 앞에 홍희표씨가 서 있다. 박임근 기자
“북한 사람들이 맛있게 삼겹살을 먹도록 평양에서 고깃집을 열고 싶습니다.”

11년전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참여해 북한에 돼지 264마리를 보냈던 홍희표(52)씨의 바람이다. 그는 당시 일성영농조합법인 대표로서 민간인으로선 드물게 이 사업에 참여했다. 2007년 10월 전북 진안군의 새끼돼지 264마리(1마리당 30㎏ 안팎)를 트럭 3대에 싣고 황해남도 남포특별시 대대리로 향했다.

홍희표씨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까지 3차례 북한을 방문해 그곳 농장서 새끼 돼지를 낳는 것까지 지켜보며 양돈기술을 전수했다. 홍씨가 실어간 돼지들 중엔 종돈 50여마리가 있어 6개월 안에 500여마리로 번식시킬 수 있었는데, 남에선 적은 숫자지만 그가 만난 북쪽 축산업 관계자들은 “이곳선 상당한 규모”라고 했다. 그는 “당시 경험으론 북쪽 양돈산업은 크게 발달하지 않았는데 다시 교류한다면 일회성으로 남한이 북한에 돼지를 공급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양돈기술을 전해서 북쪽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남북교류를 할 때는 사업의 성과와 문제가 계속 검증돼야 한다. 양돈산업에선 남쪽이 거쳐온 시행착오들을 북쪽이 그대로 밟지 않도록 해야 하고, 지원한 곳을 계속 지원해야 보완할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류사업이 지속돼야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2008~2017년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위해 약 100억원 기금을 조성했지만 2008년 하반기 교류가 중단되면서 기금 대부분이 남아있다. 전북도는 이전에 지원했던 협동농장에 축산의약품과 수의·방역기술, 사료, 축사관리 기술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돼지 1만마리를 키우던 홍씨는 2009년 농장에 불이나 2011년 양돈업을 접었다. “남북교류가 단절돼 안타까웠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희망을 품게 됐다.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벌이지 말고 각기 특화 가능한 사업을 나눠서 중복되지 않도록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