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부정 채용과 횡령 의혹을 받는 박인규(64·사진) 전 대구은행장이 30일 구속됐다.
이준규 대구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저녁 8시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박 전 은행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은행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에 출석했다. 박 전 은행장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지난 26일 오후 업무방해, 증거인멸교사,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박 전 은행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은행장은 2014년 3월~2016년 6월 대구은행에 사원 1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숨기기 위해 2017년 11월에는 대구은행 인사부 담당자들에게 컴퓨터를 바꾸고 채용 관련 서류 등을 폐기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또 그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구매한 상품권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이 중 9439만원을, 법인카드로 211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난 박 전 은행장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구속)와 고향이 같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대구은행에 입사해 본부장, 부행장보, 부행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3월 제11대 은행장에 올랐다. 그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잇따라 받게 되자 최근 은행장직에서 물러났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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