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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정치학자’ 한림대 김영명 명예교수

등록 2018-05-02 15:08수정 2018-05-02 22:11

유년 추억, 춘천의 자연 등 유화 50여점 선봬
한글문화연대 세워 우리말 사랑 운동도 펼쳐
정치학자이자 한글운동가로 유명한 김영명 한림대 명예교수가 5월4일까지 한림대 일송기념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첫 개인전 ‘해, 달, 소년’을 연다. 한림대 제공
정치학자이자 한글운동가로 유명한 김영명 한림대 명예교수가 5월4일까지 한림대 일송기념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첫 개인전 ‘해, 달, 소년’을 연다. 한림대 제공
”너무 심각하게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뭐든지 힘을 빼야 잘 됩니다. ‘그림 그리는 정치학자’가 심심풀이로 그린 그림 보러 오세요.”

정치학자이자 한글운동가로 유명한 김영명(64) 한림대 명예교수가 화가로 변신했다. 30년 넘게 정치학자로 강단에 섰던 그의 두 번째 ‘외도’다. 그는 2000년 국내 대표 우리말사랑 운동단체인 한글문화연대를 설립하면서 정치학자에서 우리말지킴이로 첫 ‘외도’를 한 바 있다.

김 교수의 첫 개인전 ‘해, 달, 소년’이 지난달 25일 한림대 일송기념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4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그는 단발머리 소녀 등 어린 시절의 추억과 춘천에서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 소중한 가족 등을 그린 유화 작품 50여점을 선보였다.

김 교수의 작품 대부분은 떠오르는 풍경과 색감을 즉흥적으로 캔버스에 옮긴 것이어서 틀에 박히지 않고 개성 넘치는 작품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애써 의미를 부여해 작품에 <무제> 등의 이름 조차 붙이지 않았다. 작가가 작품에 격을 두지 않은 덕분에 미술에 낯선 이들도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다. 그는 “복잡한 설명을 벗어던지고 직관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이다. 어린 시절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는 어렴풋이 느꼈지만 살면서 단 한 번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없던 그였다. 김 교수는 “평소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예술가가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고 머쓱해 했다.

정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술’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그는 “그림은 글보다 더 자유롭고 마음 가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 강한 끌림이 있다. 그림도 글만큼 집중력과 치밀함이 요구되지만 이 과정에서 한결 순화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회 수익금 모두를 한림대 장학금으로 기부할 참이다.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점과 선, 면 등으로 캔버스를 채운 추상화 작품으로 두 번째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이것저것 계속 변신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는 의미도 된다. 진정으로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계속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활짝 웃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명예교수와 한글문화연대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림대 사회과학대학 학장과 국제학대학원장, 한국정치학회 부회장,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559돌 한글날 ‘국어운동 공로 표창패’와 한국정치학회 학술상, 외솔상 등을 받았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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