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제대로 망한다
조달청 조직혁신안 찾기 역발상 토론회
조달청, 조직혁신안 찾기 ‘역발상’ 토론회
“망하는 길을 알아야 살 길도 찾는다.”
조달청 팀장급 이상 간부 67명이 혁신토론회(1~2일 속리산)에 참석해 ‘조달청이 망하는 지름길’을 찾느라 밤샘을 했다. 참석자들은 토론 목표를 거꾸로 제시해 풀어야 할 과제들을 짚어 냈다.
참석자들은 밤샘 토론 끝에 △현실 안주 △보신주의 △고객불만족 행정을 바꾸지 않고 확산하면 ‘빨리 망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망하는 길 1, 2 순위에 뽑힌 현실 안주와 보신주의는 ‘민원은 법에 따라 전례대로 처리하고 상관에게 잘 보여 승진·요직을 차지해 영달을 꾀하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사례에는 조달청이 5년 연속 정부업무평가 종합우수기관에 선정될 만큼 전자조달시스템이 완벽해 “개선할 업무가 없고, 구매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자만심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조직이 잘 돌아가고 있으니 수요기관이 하는 대로 놔두고 법과 규정대로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 괜히 새로운 거 하면 일거리와 책임만 늘어난다”는 생각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이밖에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하자 △무조건 싼 물건만 공급하자 △다른 곳과 계약한 기관은 응징한다 △연공서열을 강화해 조직 안정을 꾀한다 △언론에 보도 안되면 그만이다 등도 망하는 주요 지름길에 올랐다.
진동수 조달청장은 “이번 토론회는 혁신을 위해 고쳐야 할 문제들을 찾아내고 위기 의식을 일깨우려고 역발상을 유도하는 주제를 주었다”며 “간부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객의 처지에서 조달청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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