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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버스 준공영제 시행 한 달…“밥도 못 먹고 운전해요”

등록 2018-05-21 17:52수정 2018-05-21 22:41

한국노총 조사 “9시간커녕 최대 12시간 근무도”
이용득 의원 “법 위반 현실화…정부 감독 나서야”
경기도가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한 달을 맞았으나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이 하루 최대 9시간을 초과하면서 노동법 등 각종 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도
경기도가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 한 달을 맞았으나 운전기사들의 근로시간이 하루 최대 9시간을 초과하면서 노동법 등 각종 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제공 경기도
“밥도 못 먹고 운전해요…”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이아무개(55)씨는 ”경기도가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규정된 근무시간(9시간)을 넘길까 봐 차고지에 들어오면 바로 차를 다시 돌려 나가는데도,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가 운수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해 대형 교통사고 위험을 줄여 도민 안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강행한 지 한 달이 되었지만, 상당수 버스 운전기사들의 운행 시간이 최대 11시간을 넘으면서 ‘무늬만 준공영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경기지역자동차노조가 21일 준공영제가 도입된 ㄱ운수와 ㄴ여객의 광역버스 운전기사 16명의 최근 일일 운행 시간표를 표본조사한 내용을 보면, ‘오전반’은 6~8시간 일하는데 견줘 ‘오후반’ 기사들은 11시간 넘게 근무하는 등 장시간 운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경기도는 지난달 20일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강행하면서 운전기사 노동시간을 하루 15시간 일하고 다음날 쉬는 ‘격일제’에서 하루 근무시간이 9시간을 넘지 않는 ‘1일 2교대제’로 바꿨다. 기사들의 장시간 운전을 막아 안전운행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준공영참여업체들은 기사들을 오전반(왕복 2회 운행)과 오후반(왕복 3회 운행)으로 나눠 근무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준공영제 시행 뒤에도 상당수 운전기사가 하루 최대 근무시간인 9시간을 초과해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ㄱ운수의 경우, 운전기사 김아무개씨가 지난달 26일~29일 오후에 출근해 경기도 군포시에서 서울까지 하루 3차례 버스를 운행하는데 걸린 시간은 하루 평균 10시간5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ㄴ여객 운전기사 이아무개씨는 지난 2일 오후 3시30분에 출근해 경기도 파주시에서 서울까지 11시간15분에 걸쳐 3차례 왕복운행을 마친 뒤, 3일 새벽 2시에 차고지로 복귀했다.

이종화 경기지역자동차노조 노사대책부장은 “하루 2차례 왕복하는 오전반과 달리 오후반은 퇴근시간대에 운행 시간이 걸쳐 있는 데다, 하루 3차례 왕복하다 보니 운행에 쫓겨 저녁 식사도 거르는 등 준공영제 도입 이전이나 이후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경기도가 버스 준공영제를 졸속 추진하면서 우려했던 노동법 위반은 물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등 각종 법 위반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경기도는 버스 준공영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스준공영제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의 2014년 민선6기 선거공약이었다. 경기도는 준공영제 여론 수렴을 요구하는 수원·성남·시흥·고양 등 비참여 시·군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난달 20일부터 용인·안양·파주 등 도내 14개 시군 15개 버스업체 59개 노선을 대상으로 준공영제 시행에 들어갔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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