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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GM군산 마지막 퇴근, 정문 나선 그는 길을 잃었다

등록 2018-05-31 14:52수정 2018-05-31 17:07

폐쇄되는 날 침통한 분위기속 작별인사
지역사회 “회생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된 31일 공장 정문의 모습. 군산시 제공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된 31일 공장 정문의 모습. 군산시 제공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폐쇄된 31일 공장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조용한 모습이다.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지난 2월13일 이후 줄곧 비슷한 광경이다. 이날은 간간이 노동자들이 서로 작별인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1200여명도 이날 공장 폐쇄와 함께 퇴사했다. 희망퇴직을 했지만 이날 짐 정리와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공장에 나온 정아무개(50)씨는 “20여년을 이곳에서 근무했다. 어떻게 보면 제 젊음을 다 바친 회사인데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 나를 비롯한 동료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겠지만 나가서 더 발전된 모습으로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직 할 일을 구한 것은 없다. 차츰 알아볼 예정”이라며 울먹였다.

폐쇄 전에 2천여명이 근무한 군산공장에는 불과 40여명 정도만 남아 공장 정리작업 및 유지·보수 등을 담당한다. 공장의 경비·보안을 맡는 외주업체 직원 40여명은 별도로 계속 업무를 맡는다. 군산공장 한 관계자는 “생산직과 사무직 20여명씩 정규직 40여명이 남아 정리작업를 맡고, 공장 경비는 별도로 외주업체에서 담당한다. 정규직 직원도 12월 말까지 일부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방침이 발표된 지 1주일 뒤인 지난 2월20일 군산공장 정문의 닫힌 모습. 박임근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방침이 발표된 지 1주일 뒤인 지난 2월20일 군산공장 정문의 닫힌 모습. 박임근 기자
전북도는 이날 김송일 도지사 권한대행의 이름으로 “그동안 애절하고 절박한 노력에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도민들과 함께 심장이 멎는 절절한 아픔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으며 매우 신속한 공장 활용방안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군산시도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신속한 가동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6·13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지역민에게 사과없는 여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은 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되는 날이다. 여당은 무슨 낯을 들고 선거운동하나”라고 성토했다. 민평당은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정치적으로 책임이 있는 인사들 중 어느 누구하나도 ‘내탓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여당은 전북과 군산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할 자격이 없다. 이제라도 정부 여당은 잘못된 협상이었음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함께 군산공장과 자동차산업 인프라 활용계획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방침이 발표된 지 1주일 뒤인 지난 2월20일 군산공장 동문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로 집회가 열렸다. 박임근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방침이 발표된 지 1주일 뒤인 지난 2월20일 군산공장 동문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로 집회가 열렸다. 박임근 기자
정부는 지난 4월 군산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지원은 체감효과가 미미하고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고 있어 공장 매각과 재가동 등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전격 폐쇄된 데 이어, 지엠 군산공장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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