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 전북 고창군수 당선자가 14일 오전 1시30분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아내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유기상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인물과 정책이 돈과 조직을 이기는 선거혁명을 이뤄내 고창의 자존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평화당 유기상(61) 전북 고창군수 당선자는 6·13지방선거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최대의 돌풍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바람과 조직력, 자금력 등에서 크게 앞서는 현직 군수를 1092표 차이로 힘겹게 이겼다. 개표 초반에는 밀렸지만 나중에 뒷심을 발휘해 뒤집은 것이다. 지역정가에서도 그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한 현직 군수 박우정(73) 후보의 낙승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성실성으로 묵묵히 바닥을 다지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공무원 출신으로 자신에게는 “정치인의 디엔에이(DNA)가 없다”고 말해왔던 그는 2014년 치러진 지방선거에 고창군수로 출마했다가 패배했다. 9급 공무원으로 입문해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하고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혁신도시추진단장, 기획관리실장, 익산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며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낙선한 뒤 지역을 돌면서 군민들과 스키십을 나눴다. 한 전북도 간부는 “평화당 당세가 뜨지 않는 분위기에서도 젊은층 유권자들은 대부분 유 당선자를 지지했다. 격차를 더 벌일 수 있었으나 민주당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그나마 표차이가 1천여표 밖에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고 전북도청 베스크 공무원에 뽑히기도 한 그는 전주한옥마을, 전주국제영화제 등 성공한 행정경험, 전주국제영화제를 성공시킨 경험 등을 살려 지역경제를 살리고, 독선행정에서 협치행정으로, 갑질행정을 섬김행정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희망의 고창시대를 염원하는 변화의 바람으로 기적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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