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자가 광주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 지하건설 방식 대신 새로운 대안을 찾을 지 주목된다. 이 당선자가 인수위원회 대신 꾸린 광주혁신위원회에 그동안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 공론화를 주장해 온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의 입장이 전혀 바뀌지 않아 결국 원안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광주혁신위원회 7개 분과 인선안을 보면, 도시철도 2호선(41.9㎞) 공론화 문제 등을 다룰 환경교통안전분과위 위원으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변원섭 공동대표가 포함됐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비판적이었던 시민모임에서 이 당선자 쪽의 광주혁신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당선자는 여전히 “광주가 200만 이상의 국제관광도시로 발전시키려면 필요하지만, 공론화는 거치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모임은 전 회원 찬반 투표를 통해 광주혁신위 참여를 추인했다.
하지만 시민모임이 이 당선자의 정책기조를 결정하는 광주혁신위에 참여한 것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시민모임 한 인사는 “과거 윤장현 시장 당선자 인수위에도 시민사회 쪽 인사가 참여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시민모임의 감시와 대안제시 기능만 사라지고 들러리만 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단 이 당선자는 공론화를 거쳐 ‘광주다운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조호권 광주혁신위원회 환경교통안전분과위원장은 “도시철도 2호선이 필요하다는 게 이 시장 당선자의 생각이지만, 시민모임 등 반대하는 쪽의 의견도 함께 탁상 위에 올려놓고 열린 상태로 이야기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가 지난 4월 30일 시민모임 주최로 열린 광주도시철도 2호선 대안 찾기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 당선자도 지난 17일 광주방송(KBC) 인터뷰에서 “도시철도하면 지하철을 생각하지만 꼭 그런것은 아니다.꼭 지하에 들어간다는 개념은 버려도 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그의 이런 발언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 필요엔 동의하지만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결국 행정관료 출신인 이 당선자가 여론조사 형태의 공론화를 거쳐 원안대로 공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량 발주 업무만 지난 3월 잠정 중단한 상태지만, 이미 254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는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광주시는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 2호선 1구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 관련 업무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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