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분위기에 맞춰 필수 안보관광지로 뜨고 있는 옛 월정리역 출입 절차가 간소화됐다.
강원도는 철원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옛 월정리역이 유엔군사령부로부터 ‘안보 견학장’으로 승인을 받아 해당 부대의 허가만 받으면 출입할 수 있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 옛 월정리역을 가려면 먼저 해당 부대와 사전협의를 하고 해당 부대는 다시 유엔군사령부 승인을 받아 출입을 허가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강원도는 옛 월정리역 인근에서 해마다 디엠제트 자전거대회와 디엠제트 국제평화마라톤대회 등의 행사를 열고 있지만 그때마다 까다로운 출입 신청 절차 탓에 월정리역을 지나지 못하고 참가자들이 인근 농로를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2018평창겨울올림픽 때도 성화봉송단이 백마고지를 출발해 옛 월정리역을 지날 계획이었지만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이 나지 않아 인근 농로를 이용해야 했다.
강원도는 그동안 출입 절차 간소화를 군부대에 요청했지만 유엔군사령부가 보병사단마다 1곳의 안보 견학장만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추가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해당 부대는 이미 제2 땅굴을 안보 견학장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근 남북평화 분위기가 진전되면서 옛 월정리역이 추가로 안보 견학장으로 승인이 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마라톤과 자전거대회 참가자 등 옛 월정리역 방문객들은 안전하게 월정리역 앞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월정리역은 디엠제트 남방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차역으로 해마다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인기 안보관광 코스다. 정전 과정에서 북한이 열차 앞부분을 가져가 지금은 객차로 쓰이던 뒷부분만 남아있는 등 전쟁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한성규 강원도청 접경지역발전담당은 “앞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각종 행사가 안전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디엠제트가 더 가까워 지면서 평화지역(접경지역) 특유의 체험 관광을 쉽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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