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을 항상 걱정하고 불편한 점이 없도록 늘 챙기겠습니다.”
경북 울진군의회 의장에 취임한 무소속 장시원(47) 의원은 6일 “집행부인 울진군을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 본연의 기능을 잊지 않겠다.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무소속으로 울진군의회에 진출한 뒤 무소속으로만 내리 3선을 했다. 지난 5일 열린 의장단 선거에서 군의원 8명 중 무소속 의원 5명의 지지를 받아 의장에 당선됐다. 나머지 의원 3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장 의장은 20여년 동안 울진에서 활동해온 탈핵운동가다. 울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로 올라가 대학을 마치고 1991년 고향으로 내려와 탈핵운동에 뛰어들었다. 1986년 체르노빌 핵사고가 터진 후 전 세계에 반핵운동이 촉발됐고, 울진에서도 울진반핵운동청년협의회가 꾸려졌다. 2004년에는 이미 원전 6기가 가동 중인 울진에서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신청이 접수됐지만 지역주민들이 한데 뭉쳐 막아냈다.
이 과정에서 장 의장의 역할은 적지 않았다. 그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원전사고가 나면 우리나라 국운이 기울어질 수 있다.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탈핵운동과 함께 울진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 왕피천 살리기 대책위원회 국장,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설립위원 등 시민단체 활동도 적극적으로 맡았다.
2010년 울진군의원에 당선된 뒤에도 탈핵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울진 한울원전 안전가동 여부를 놓고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고, 원전 주변 지역 갑상선 암 환자 공동소송에도 참여했다.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탈핵 행사에도 자주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장이 울진군의회에서 앞장서서 제정한 전기자동차 이용 활성화, 아파트 베란다형 태양광설치 등의 조례는 눈에 띈다. 이런 활동으로 지난해 전국지방의회 친환경 최우수 의원으로 뽑혔다. 전국 250여곳의 지방의원 3500여명 중 광역의원 23명, 기초의원 29명만이 최우수 의원 칭호를 받았다.
장 의장은 지방의원 정당 공천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그는 “지역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데 정당이 무슨 소용 있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지방의원이 정당의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걸 볼 때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그저 안타깝다는 생각뿐이다. 지역에서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에 예속되면서 불거지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가 시작된 뒤 초기에는 정당이 관여하지 않다가 2006년부터 정당 공천제가 도입됐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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