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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당선·노 대통령 서거 애환 나눈 영흥식당 ‘안녕’

등록 2018-07-09 13:33수정 2018-07-09 20:38

광주 문화예술인들의 싸롱 7월31일 폐업
김준태 시인 “고향집 같은 식당인데 아쉽다”
광주 문화예술인들이 사랑방처럼 즐겨찾던 예술의거리 인근 영흥식당이 오는 31일 문을 닫는다. <전남일보> 제공
광주 문화예술인들이 사랑방처럼 즐겨찾던 예술의거리 인근 영흥식당이 오는 31일 문을 닫는다. <전남일보> 제공
“1980년대 중반부터 30여년간을 함께 해온 고향집 같은 식당을 보내야 하니 마음이 아프다.”

5·18 학살을 고발한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의 김준태(70) 시인이 사회적관계망(SNS)에 쓴 글의 일부다. 그는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인거리 인근에 있는 선술집 영흥식당이 오는 31일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이 골목을 점령한 요즘 시대에 전라도 고유의 방식을 고집한 맛과 저렴한 가격을 한결같이 지켜온 식당이다. 지자체가 나서 지역사회의 문화재로서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영흥식당은 광주지역 예술인들이나 민주인사들의 사랑방으로 꼽힌다. 이 식당은 1986년 2월 해남 출신 주인이 대흥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3년 뒤 지금의 주인 임병숙(70)씨가 넘겨 받아 운영해왔다. 영흥식당은 건물이 매각된데다 주인 임씨의 건강악화 등으로 문을 닫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탄불에 직접 구운 가을 전어구이는 이 식당의 상징적 메뉴다. 시인·화가·연극인 등이 두부 한 모 달랑시켜 놓고 ‘영흥주(酒)립대학’으로 불리는 이 곳에서 죽치며 술을 마시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해마다 오월이면 사람들은 이 곳에서 토론하고 노래를 불렀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와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했을 땐 사람들은 이 식당에서 날을 샜다. 단골 임남진 화가는 <풍속도Ⅱ-영흥식당>(2006)이라는 작품으로 내부 풍경을 그렸다. 2016년엔 동구에서 진행한 ‘예술의거리 이색공간-예술동거’ 프로그램에 저명한 예술인들이 식당 내부를 그림 등으로 단장해 눈길을 모았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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