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객사 서쪽의 건물인 서익헌이 뒤틀림 현상으로 인해 지붕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 전주시 제공
보물 제583호인 전주 풍패지관(객사) 서쪽 ‘서익헌’(西翼軒)의 지붕을 전면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
전북 전주시는 시내 중앙동3가에 위치한 풍패지관 서익헌의 안전진단 결과, 이곳 처마 등에서 뒤틀림 현상이 발견돼 자칫 붕괴위험에 처해 지붕을 다시 지을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안전진단은 2015년에 이뤄졌으며, 하중을 이기지 못하는 뒤틀림 현상으로 붕괴위험이 있는 ‘D’급 판정을 내렸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상태이다.
‘풍패’는 새로운 왕조를 일으킨 제왕의 고향을 말하는 것으로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임을 나타낸다. 풍패지관은 1975년 3월 보물로 지정됐고 이듬해인 1976년 보수공사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서익헌의 기와 전면 교체작업을 하면서 조선시대 전통방식 보다는 무게가 더 나가는 일반 기와를 사용했고, 그 기와들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서 뒤틀림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1473년 조선 성종 4년에 전주사고를 짓고 남은 재료로 개축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풍패지관은 가운데 건물인 주관과 그 양쪽에 동익헌·서익헌 등의 건물이 있었다. 서익헌은 지난달부터 해체를 위한 사전작업을 들어가 시민의 출입이 통제한 채 붕괴를 막기 위해 주변에 철골 비계를 대놓은 상태다.
사업비는 20억여원으로 문화재청(70%)·전북도(15%)·전주시(15%)이 예산을 나눈다. 올해는 해체보수를 위한 전단계인 가설덧집을 설치하고, 2019년에 본격 공사를 벌여 2020년 6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기와의 재사용 여부 등을 결정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애초 2016년에 일부 보수를 추진하려 했으나, 문화재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뒤틀림 정도를 보고 전면 해체로 방향을 바꿨다. 공사 중간단계인 내년 4월부터 주 1회 시민들에게 공사현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