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취임하자마자 교원인사 혁신과 전시행사 축소 등 교육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장 교육감은 9일 간부회의에서 “장학관·연구관 이상 간부 전원은 전직 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장 교육감은 오는 12일까지 지역교육장, 직속기관장, 본청 과·팀장 등 100여명의 간부로부터 전직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보직 간부들이 학교로 돌아가려면 전직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 이어 13일부터 내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인사혁신전담팀(TF)을 꾸리기로 했다. 이 팀은 인사의 기준을 세우고, 9월1일 인사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런 조처는 지역교육장 22명한테 사퇴서를 받는 정도를 내다봤던 안팎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업무보고 때 간부들이 장 교육감의 철학과 공약을 이해하지 못하고 천편일률인 형식적 보고로 일관하면서 대대적 물갈이를 자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팀장급 이상 모든 간부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간부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장 교육감은 지난 2일자로 행정국장에 박성수 장성공공도서관장을 임명했다. 그는 전임 교육감 시절 감사와 처분의 원칙을 주장하다 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불이익을 당했던 인사다. 전남도교육청은 “장 교육감이 행정국 인사에서 쇄신과 발탁의 의지를 보였다. 연줄이나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 교육국 인사도 그 연장선상에서 단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장석웅 전남교육감직 인수위는 지난 5일 “교육혁신과 적폐청산에 주어진 시간이 4년에 불과하다. 주저하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개혁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 미온적인 인사의 임기를 보장하기 어렵고, 개혁적이고 청렴한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고 인사혁신을 예고했다.
학교와 교실을 바꾸기 위한 정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위는 공모사업, 연구학교, 전시성 행사를 재검토해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교원업무를 줄이기로 했다. 인수위는 또 선상무지개학교, 시베리아독서토론열차, 통일리더스쿨, 히말라야희망학교 등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김유동 인수위 대변인은 “한해 36억원을 소수 학생을 위해 쓰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객관적인 평가로 폐지 축소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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