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살고 있는 항일독립운동가 후손 12명이 할아버지의 고향땅을 찾아와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관계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경북독립운동기념관 제공
“항일 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의 고향땅을 밟으니 너무 감격스러워요”
러시아에 살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 12명이 지난 9일 한국을 찾아왔다. 이날 오후 경북 안동시 임하면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을 찾은 뒤 6일동안 경주 첨성대, 불국사, 보문단지, 천안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경복궁, 동대문역사문화공원 ,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둘러본 뒤 러시아로 돌아간다.
안중근 의사를 도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6대 손자 최 일리야(17) 군은 “할아버지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고 한국으로 초청해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 선생은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재무총장에 임명됐지만 사양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신한촌’에서 독립단을 조직한 뒤 무장투쟁을 준비했다.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체포된 뒤 탈주하려다 총격을 받고 순국했다. 일본군 장교출신으로 3·1운동때 망명해 만주와 연해주 일대에서 무장독립투쟁을 펼친 김경천(1888∼1942) 선생의 증손자 샤랴피에프 에밀(20), 청산리 전투에 참가한 구철석(1902∼1937) 선생의 현손녀 체클라코바 디아나(17)양도 방문단에 포함돼있다. 또 1918년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이동휘, 김립, 박애, 이인섭 등과 함께 ‘한인사회동맹’을 결성한 뒤 항일투장에 나선 오성묵(1886∼?) 선생의 증손자 4명도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독립투사 후손들의 한국방문을 안내하고 있는 김지훈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교육문화부 차장은 “후손들이 할아버지의 고향땅을 밟아 너무 감사한다고 했다. 평소 집에서 부모님들한테 할아버지의 독립투쟁 활약상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그분이 태어난 고향을 찾아올 수 있어 감개무량하고 흐뭇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순규 경북도 투자통상과 사무관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투자유치 상담이나 행사를 할 때마다 현지에서 살고 있는 항일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나면 할아버지의 고국땅을 방문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고국땅 방문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경북독립운동기념관쪽은 지난해에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독립운동가 후손 10명을 할아버지의 고국땅 한국으로 초청한 적이 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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