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부산국제금융센터 공공기관 간접고용 비판

공공기관 주축 건물 관리단, 최근 용역업체 새 계약 체결
노동계 “공공기관의 정규직화 정부 지침에 반해”

지난 2일 부산국제금융센터 앞에서 노동자들이 직고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산울산지부 제공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공공기관 중심의 건물 관리단이 용역업체를 통해 노동자를 고용하는 간접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등의 말을 들어보면, 부산국제금융센터는 전체면적 19만7800㎡에 지하 4층 지상 63층 규모의 업무·상업시설로 2014년 부산도시공사가 금융공기업 등에 분양했다. 이 건물에는 한국거래소,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공공기관 10여개와 시중은행 등이 입주해 있다.

입주 기관들은 건물관리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해오다 2015년 11월 법적 단체인 관리단을 꾸렸다. 관리단은 금융공기업 등 입주기관 대표 15명으로 이뤄졌다. 관리단은 엘지 서브원 등으로 구성된 용역업체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다. 용역업체 컨소시엄은 노동자 202명을 고용해 보안·청소·안내 등 건물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지난 5월 노조를 만들어 용역업체 쪽에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등 교섭을 진행했다. 관리단과 용역업체의 계약 문제로 노사교섭이 진행되지 않자, 노조는 관리단에 용역원가 설계서 등 자료를 요구했다. 관리단은 건물관리 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겼다며 노조의 요청을 뭉갰다. 관리단은 최근 용역업체 컨소시엄과 2년 기간의 새 계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침에 따라 관리단에도 간접고용이 아니라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침을 선언했다. 상시·지속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효율성을 넘어 인간 중심으로 공공부문 경영혁신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등 지자체를 비롯해 여러 공공기관도 정부 지침에 따라 순차적으로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고 있는데, 관리단은 정부 지침과 지자체 등의 방향성을 무시하고 간접고용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미자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산울산지부 사무국장은 “공공기관이 다수인 관리단이 정부 지침에 반해 간접고용을 일삼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 시대와 노동존중사회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금융공기업 간부인 관리단 관계자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 입주한 각 기관의 지분 비율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관리단이 용역업체를 통해 건물관리를 하고 있다. 노동자 고용안정을 우선순위로 삼아 정부 지침에 따른 임금수준, 고용조건 등을 맞췄다. 정부 지침에 따라 여러 법률을 검토해 점진적으로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