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녀상은 지난 5월1일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는 시민단체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맞서는 과정에서 손상됐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제공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 과정에서 손상된 ‘평화의 소녀상’(부산 소녀상)이 복원된다.
부산 시민단체로 꾸려진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부산시민행동)은 18일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부산 소녀상 보수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부산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가 직접 소녀상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 소녀상은 지난 5월1일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는 시민단체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맞서는 과정에서 손상됐다. 부산 소녀상의 발을 지면에 고정하는 장치가 부서진 것이다. 이후 부산 소녀상에는 보호용 울타리가 설치됐다.
부산시민행동은 노동자상 설치 과정에서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을 밀어내려다가 부산 소녀상이 훼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시민행동은 이에 노동자상 설치를 막으면서 경찰에 행정응원을 요청한 부산 동구가 소녀상 수리비 160여만원을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소녀상 훼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산 동구는 애초 수리비를 책임지겠다고 했다가, 수리비를 지급한 근거가 없다며 말을 바꿨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 뒤 구청장이 바뀐 동구는 다시 수리비를 내겠다고 했고, 이날 부산 소녀상 보수작업이 진행됐다.
김미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동구가 소녀상 손상 책임을 회피해 보수작업이 늦어졌다. 지난해 6월 제정된 소녀상 보호 조례 이행을 위해 부산시와 동구 등을 만나 면담할 계획이다. 시민들과 힘을 모아 부산 소녀상을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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