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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의 삶과 민주주의 가치 교육 위해 펴냈다”

등록 2018-07-22 14:45수정 2018-07-22 20:57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만든 조법종 집필위원장
단순 지식 보다 주제로 역사적 맥락 이해 초점
갑작스런 연구과제 취소 등 박근혜 정부 압력받아
조법종 집필위원장이 지난 20일 전북도교육청에서 역사교과서 보조교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조법종 집필위원장이 지난 20일 전북도교육청에서 역사교과서 보조교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지난날 사람들의 진솔한 삶과 민주사회의 가치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교과서 보완교재가 필요했습니다. 이것이 지난해 5월 국정 역사교과서 방침이 철회된 뒤에도 이 보조교재를 펴낸 이유입니다.”

전북과 강원·광주·세종교육청 등 4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제작한 중·고교 역사교과서 보조교재의 집필위원장을 맡은 조법종(57) 우석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의 설명이다. 이들 교육청은 2015년 11월, 박근혜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한 이후 대안 교과서를 만들자고 합의했다. 바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2년6개월 만에 고교용 <주제로 보는 한국사>와 중학교용 <주제로 보는 역사>를 최근 완성했다. 집필료 등 교재개발비에만 1억3천만원이 들었다.

그는 “처음엔 박근혜 정부가 역사를 하나의 관점으로만 보려는 시대착오적 결정에 분노해 그에 대한 대안 교과서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론 다른 관점으로 만들어진 대안교과서가 아니라 기존 교과서를 주제 중심으로 보완한 성격이 됐다. 그래서 책 제목도 ‘주제’라는 말을 넣었다”고 말했다. 발생년도를 외우는 단순한 지식의 역사가 아닌, 지난날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는 지혜의 역사를 재미있게 교육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특히 종전에 교과서가 다루지 않았던 지역사를 ‘우리 고장의 역사’라는 마지막 장에 담았다. 역사에서도 중앙집권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도록 지역사를 4개 교육청별로 각각 수록한 것이다. 예컨대 전북은 백제 르네상스의 땅, 고려청자와 부안의 가마터, 조선왕조 발상지 전주의 문화유산을 찾아서, 농업수탈의 표적이 된 전라북도 등으로 담았다.

집필위원장을 맡은 조법종 우석대 교수.
집필위원장을 맡은 조법종 우석대 교수.
그는 “지금 우리나라 교과서는 시대사적인 편년적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보조교재가 그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하지만 주제를 통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여기에 민주·평화·인권·다양성 등의 관점에서 방향성을 줬다”고 말했다. 집필에 35명이 참여해 처음에는 이견조율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그는 참여한 집필교수들의 정부 연구과제가 갑자기 철회되는 등 압력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입시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 교재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책들이 의미있는 결과를 얼마나 맺을 수 있을지는 학생과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역사인식과 가치는 절대적인 게 아니지만, 민주사회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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