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광주의 한 여고 교사 16명을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16명은 이 학교 전체 교사 57명 가운데 28%에 이르는 숫자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6일 “사흘 동안 여경 10명을 투입해 학생들로부터 성추행, 성희롱 피해 진술을 듣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학생들이 피해를 당한 시간, 장소, 정황, 반응 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성희롱의 경우는 학생 다수가 성차별적 언어로 피해를 당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만큼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은 학생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외부 장소에서 변호사, 상담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술을 듣고 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가해 혐의를 받는 교사들을 불러 조사한 뒤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앞서 시 교육청은 이 학교 학생을 모두 조사해 전체 교사 57명 중 16명을 성희롱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학생의 치마를 들추거나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사고 있다. 또 일부는 학생의 몸매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성차별적 발언을 자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18일 학생들이 피해 사례를 담은 문건을 작성해 교장에게 진정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