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남매를 비롯한 심씨네 가족 7명이 지난 1일부터 경기도 구리시 구리타워 하늘갤러리에서 ‘마음, 그리다’ 제목으로 두번째 가족전시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심인순. 유창길, 심인옥·창복·인화·인숙·창현씨 사진 심인화씨 제공
50~70대의 여섯 남매가 퇴직한 뒤 취미로 익힌 서예, 유화, 수채화 등 미술작품을 가족전시회를 열어 화제다. 오는 14일까지 구리시 구리타워 30층 하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심스 패밀리전-마음, 그리다>이다.
참여 작가는 맏이 심창복(76)씨를 비롯 인순(69)·인숙(66)·인화(62)·인옥(60)·창현(57)씨 등 심씨 6남매와 인옥씨 남편인 유창길(60)씨 등 모두 7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장르의 작품 40점을 선보이고 있다. 창복씨는 “작품 속에 성숙되어가는 각자의 마음과 퇴직 이후 제2의 인생길로 접어들면서 느끼는 행복, 그리움, 꿈을 담은 마음을 표현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 등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창복씨는 취미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공모전에 입상하면서 화가로 변신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수채화 8점을 냈다. 둘째인 인순씨는 25년 교직생활을 마친 뒤 서예활동에 전념해 서예가 반열에 올랐으며 작품 9점을 선보였다. 또 사회복지사 겸 미술치료사인 셋째 인숙씨는 연필과 파스텔로 그린 삽화 5점을, 사회복지시설 운영 경험을 살려 강사로 활동중인 넷째 인화씨는 보테니컬아트 꽃그림 8점을 전시했다.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인 다섯째 인옥씨는 유화 3점을, 남편 유씨는 조각가로서 조소, 유화 등 10점을 냈다. 사업가인 막내 창현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자신의 작품 대신 ‘아버지의 손편지’를 액자에 담아 전시했다.
심씨 6남매는 6년 전인 2012년 창복씨 칠순 기념으로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첫 가족전시회를 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넷째 인화씨는 “오빠에게 칠순 기념 전시회를 열라고 권했는데 사양해 6남매가 함께 전시를 하게 됐다. 어느새 6년이 지나 작품들이 많이 모여 두 번째 전시회를 열게 됐으며 앞으로 3회, 4회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술을 전공한 적 없는 남매들이 뒤늦게나마 그림을 시작한 것은 돌아가신 부모님한테서 예술적 기질을 물려받아서라고 한다. 인화씨는 “아버지는 살아계실 적에 글씨를 잘 쓰고 손재주가 좋아 뭐든 못 고친 것이 없었다. 또 어머니는 그림을 잘 그렸고 베갯잇에 수를 놓으며 아이들 옷도 직접 만들어 입히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 단위로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형제간 우애와 재능을 부러워해요. 하지만 안해서 못하는 것이지 각자 맞는 예술 활동을 하다보면 창의성이 생기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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