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손기정 선수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 직후의 영상이 고화질로 복원됐다. 국가기록원 제공
‘올림픽 영웅’ 고 손기정 선수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필름과 올림픽 우승 축전 등이 고화질로 복원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손 선수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지 82년이 되는 9일을 맞아 손 선수에게 헌정된 다큐멘터리 영화 <민족의 제전> 필름, 우승 축전, 시베리아 철도 승차권을 복원하고 우승 상장도 복제했다고 8일 밝혔다.
<민족의 제전>은 독일의 레니 리펜슈탈 감독이 1936년 제작해 손 선수에게 헌정한 2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에는 손 선수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2시간29분19초2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의 모습이 담겨있다.
국가기록원이 손기정기념관의 의뢰를 받아 영화 필름 보존 상태를 검사한 결과, 이 필름은 16㎜ 규격의 초산염 필름으로 72년 전에 제작된 것이라 자체 부식 위험이 큰 상태였다. 이에 따라 국가기록원은 초산 억제제 투입과 세척 등 보존 처리를 하고 장기 보존과 활용을 위해 고해상도 디지털 파일로 변환했다. 또한, 필름에 기록된 음성에 대해서도 잡음을 제거하는 등 음성복원 작업도 진행했다.
고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 출전을 위해 산 시베리아 열차 승차권. 승차권 위쪽에 손 선수의 등 번호와 이름(382번 손기정)이 손글씨로 적혀져 있다. 국가기록원 제공
특히 손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의 생생한 표정이 담긴 장면은 한 프레임씩 수작업을 통해 선명한 영상으로 복원됐다고 기록원은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베를린올림픽 당시 손 선수가 받은 우승 상장 원본을 전시하는 것은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전시를 위한 복제본도 제작했다. 또 손 선수가 받은 우승 축전과 올림픽 출전을 위해 탑승했던 시베리아 철도의 승차권도 복원됐다. 축전 등 문서에서는 산성화와 황변 현상이 발견됐으며 테이프 부착 흔적 등 오염된 부분이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이 문서들에 대해서 세척 및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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