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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불던 안마사 아시나요?” 시각장애인 자활사 펴내

등록 2018-08-09 18:45수정 2018-08-09 20:26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최삼기 회장
1978년 안마수련원부터 ‘40년사’에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 40년사>를  펴낸 연합회 최삼기 회장.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 40년사>를 펴낸 연합회 최삼기 회장.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안마 피리를 불고 다니면 집에 있던 분들이 부르면 가서 고객을 맞았지요.”

시각장애인들의 자활운동 역사를 기록한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 40년사>(이하 40년사)를 발간한 연합회의 최삼기(66) 회장은 9일 “40년의 활동을 기록한 뒤 평가하고 이를 거울삼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출판 취지를 설명했다. ‘시각 40년, 마음으로 보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978~2017년 광주지역 시각장애인들의 활동집이다. 최 회장은 “사무실 하나 없이 거리를 헤매며 냉대받던 시절부터 어엿한 ‘맹인복지회관’을 열고 활동하기까지의 눈물겨운 사연들이 실려 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자활의 역사를 책으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영웅(76)씨 등 시각장애인 7~10명은 1976년 광주지역 시각장애인 소모임을 만들면서 ‘복지·자활’에 눈을 떴다. 1978년 몇몇 회원의 집 방 한켠에 안마수련원을 열었던 것이 자활운동의 시작이었다. 최 회장은 “중도 실명자들이 안마사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교육장을 열었다”고 했다.

재일동포 사업가로 광주지역 시각장애인 자활을 후원해준 하정웅 회장.
재일동포 사업가로 광주지역 시각장애인 자활을 후원해준 하정웅 회장.
1989년 4월 한국맹인복지협회 광주지부 사무실 준공식에 참석한 재일동포 후원자들.
1989년 4월 한국맹인복지협회 광주지부 사무실 준공식에 참석한 재일동포 후원자들.
시각장애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1982년 3월 광주 불로동에 9.92㎡ 규모로 안마수련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미술관에 1만점 이상의 그림을 기증한 재일동포 사업가 하정웅(79) 회장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최 회장은 “1980년 초 광주에 온 하 선생이 회원들의 딱한 사연을 듣고 ‘스스로 자활기금으로 200만원을 모금하면 돕겠다’고 해 회원들이 안마비 일부를 떼어 자활기금을 마련했다”며 “이후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하 선생이 재일동포 모금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 줬다”고 말했다.

광주 서동의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과 광주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광주 서동의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과 광주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광주 서동의 광주시각장애인복지관과 광주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에도 자활의 노력이 보태졌다. 최 회장은 “2008년 645㎡ 규모의 터를 매입한 회원들은 건축비 일부를 광주시에서 지원받아 2009년 복지관을 완공했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선 안마·합창 교육과 인문학 강좌 등이 진행된다. 최 회장은 “점자·녹음 도서들을 갖춘 도서관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소망”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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