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16일 동영상 공개
“권위주의적인 면모 보인 것…시장 사과해야”
광주시 “미리 약속하지 않고 시장실 방문 문제”
“권위주의적인 면모 보인 것…시장 사과해야”
광주시 “미리 약속하지 않고 시장실 방문 문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기자회견문을 전달하려고 시장실을 찾아온 시민단체 간부들에게 “그런 버르장머리를 어디서 배운 거냐”며 막말로 훈계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이 시장의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시민모임의 간부들에게 “아니 그러면 사전에 시장하고 상의해서 해야지. 언론에 가서 발표하면 시장은 만나야 되는 거예요? 그런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운 거예요?”라고 막말로 훈계했다. 이에 시민모임 간부들은 “버르장머리요? 이런 시장님의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나온 겁니까? 버르장머리라니요?”라며 반발했다.
이날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10시 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준비를 위한 대화에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하철 2호선 건설 여부를 논의할 공론화위원회를 시민들이 학습·토론을 거치는 ‘시민참여형 숙의조사’ 방식으로 진행돼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으나, 시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뒤 조사 방식 등을 결정하자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시민모임 간부 30여명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3층 시장실을 찾아가 비서들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시민모임의 한 관계자는 “1분 정도 시간만 내주면 기자회견문만 전달하고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당시 시장실에서 한 협회 관계자들을 면담하던 중이었다. 이 협회 관계자들이 시장실을 나온 뒤, 미리 예약한 다른 인사들이 시장실로 들어갔다. 시민모임 쪽은 “1분이면 될 텐데, 만나주질 않느냐?”고 격앙됐고, 누군가 “시장실로 들어가자”고 외쳤다. 이에 시장실 밖 회원들이 시장실로 들어오려고 하는 순간 청경들이 이들을 막아섰다. 이 시장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시장실 밖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민모임이 공개한 동영상은 이 시장이 시민모임 관계자들과 ‘설전’을 벌이던 중 불쑥 ‘버르장머리’라는 말을 꺼낸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단순한 말 실수일 뿐, 상대방의 인격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다. 미리 약속도 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몰려야 청경들과 몸싸움하는 것을 보면서 불쑥 나온 말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모임 쪽은 “평소 권위주의적인 면모가 ‘버르장머리’라는 말로 드러났다. 이 시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16일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정대하 기자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은 16일 광주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시민참여형 숙의조사를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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