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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버들·물억새·산조풀…5만평 ‘순수 자延 오라고 손짓

등록 2005-12-07 23:30수정 2005-12-07 23:30

여의도 개발로 방치돼 볼썽사나웠던 샛강이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생태공원의 각종 식물들이 한강물과 지하철 지하수 등과 어울어져 자연풍경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여의도 개발로 방치돼 볼썽사나웠던 샛강이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생태공원의 각종 식물들이 한강물과 지하철 지하수 등과 어울어져 자연풍경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도시와생활 -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

영등포구는 산이 많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다. 산에 가야 그나마 ‘자연스런 자연’을 만날 수 있으니 영등포구는 복이 없다고 해야 할까?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에 가보시라. 지하철1호선 대방역에서 내려서 10분, 또는 5호선 여의도역에서 10분 걸어가면, 5만5천평의 ‘순수 자연’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본래 여의도 샛강은 섬과 육지가 붙을락말락한 곳에 생긴 ‘강 아닌 강’이다. 1년에 서너차례 큰비가 내릴 때만 샛강에 물이 들 뿐,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았다. 서울시는 1968년 여의도를 개발하면서 아파트와 빌딩 짓는데 골몰하느라 샛강은 내버려뒀다. 방치된 샛강은 아파트에서 나온 더러운 물이 고이며 모기가 들끓고 쓰레기가 쌓여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전락했다.

쓰레기늪이었던 샛강이 강으로 거듭난 것은 1997년. 하루에 한강물 1만4천t, 지하철 지하수 2500t을 끌어올려 물을 흘리고 나무를 심어 생태공원으로 가꾼 것이다. 당시엔 낯설었던 ‘생태공원’이란 개념을 도입해 가능한 사람의 손길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부분을 자연에 맡겼다. 몇차례의 홍수를 겪으며 살아남은 식물들은 더욱 번성하고, 버티지 못한 식물은 사라졌다. 갯버들·능수버들·용버들·물억새·갈대·물쑥·산조풀 180여종의 식물이 어우러져 샛강생태공원은 거칠거칠한 자연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람 두 명이 어깨를 견주고 걸으면 딱 맞는 너비의 산책로가 나 있고 생태연못·여의못 2개의 연못이 있어 새들의 쉼터가 된다. 지하철5호선 여의역에서 나오는 지하수가 흘러나오는 작은 인공폭포도 있다.

이곳에서 4월부터 샛강 안내 자원봉사를 맡고 있는 추종순(58)씨는 “겉으로 보면 쓸데없는 풀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동식물들에겐 터전을 다투는 격렬한 격전지이자 도시사람들에겐 소중한 배움터”라고 말한다. 가령 외래종인 환삼덩굴이 침투해 억새와 갈대는 물론 키 큰 버드나무까지 휘감아 죽여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며, 그처럼 억센 환삼동굴을 제치고 물쑥이 의연히 자라기도 한다. 환삼덩굴은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지만 네발나비의 소중한 먹이가 된다. 이곳에선 외래식물이라도 사람이 함부로 솎아내고 없애버리는 것에는 신중을 기한다.

추씨는 “아이들이 예쁘게 단장한 꽃밭 같은 곳을 좋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물고기·새·벌레·꽃·나무를 보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며 “할머니는 여기서 살아서 좋겠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했다. 샛강생태공원에서 자연탐사교실은 매주 월~수요일, 생태관찰은 목~금요일 오전 10~12시, 오후 2~4시 열리며 나무조각그림그리기·공작교실은 매주 화요일 오후 2~4시에 진행된다. 참가 희망자는 미리 인터넷 접수를 해야 한다. http://hangang.seoul.go.kr (02)3780-0570.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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