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통일을 염원한 노래 `직녀에게'의 가수 김원중. 사진 좋은친구들 제공
“18t 이동식 무대 차를 직접 운전해 국경을 넘어보고 싶어요. 우리가 섬처럼 살았던 방식을 벗어나는 꿈을 꾸는 것이지요.”
남북 통일염원이 담긴 노래 ‘직녀에게’로 잘 알려진 가수 김원중(61)씨는 21일 ‘코리아-유라시아 로드 런’(이하 코라시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코라시아 프로젝트’는 “노래하며 휴전선을 넘고 압록강의 국경을 넘어 시베리아, 모스크바, 베를린까지 가는 대장정”을 말한다. “지금은 배나 비행기가 아니면 유럽에 갈 수 없잖아요. 평양도 비행기로 중국을 거쳐야 하고 일본 홋가이도를 가려고 해도 인천~대구를 거쳐야 해요. 분단이 빚는 그런 상황이 늘 마음으로 불편했거든요.”
북녘 어린이를 돕기 위해 달마다 열리는 ‘김원중 달거리 공연’이 오는 27일로 100회를 맞는다. 사진 좋은친구들 제공
27일 저녁 7시30분 광주 5·18민주광장(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에서 새 프로젝트의 첫 걸음을 뗀다. 이날 공연은 그가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다달이 연 달거리 공연 100회 맞이를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2003~04년, 2010~18년 11년동안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빵 만드는 달거리 공연’을 열어 1억1456만3000원을 '북녘어린이 영양빵 공장사업본부'에 전달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코라시아 로드 런’ 주제가인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이다’라는 자작곡을 음악인들과 함께 부른다.
이번 공연장엔 18t짜리 이동식 무대차량이 등장한다. 아시아문화원의 후원하는 이 차에는 무대와 음향, 조명 등이 갖춰져 있다. 그는 내년에 이 차를 몰고 전국 50곳 도시를 돌며 게릴라 공연을 할 참이다. 그는 “노래와 그림과 시를 트럭 무대에 올린 뒤 길 위에서 만난 시민들과 통일이 줄 선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통일이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도 대륙이 되잖아요. 곧장 승용차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서 술 한잔 할 수도 있다면 즐겁지 않나요?”
오는 27일 ‘김원중 달거리 공연’ 100회 공연 포스터.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코라시아 런 프로젝트는 그동안 달거리 공연을 함께 해온 문화예술인들이 동행한다. 그는 첫 공연의 장소로 한라산이 있는 제주를 꼽고 있다. 2002년 ‘잘가라 지역감정’을 주제로 전국 49곳 순회공연의 첫 출발지도 제주였다. 그는 “50개 도시 돌다보면, 힘이 모여 유라시아로 통하는 길을 여는 촉매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육로로 베를린까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요. 50곳 게릴라 콘서트는 하루 빨리 유라시아로 차를 몰고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달라고 기원하기 위해 소통하는 자리이지요.” (010)3670-5802.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