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광주·전남에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태풍으로 담장이 무너진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아파트 담장 주변에 24일 오전 통행을 통제하는 테이프가 둘러져 있다. 전남 고흥군 제공
6년 만에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솔릭은 정전, 주택·농작물 침수 등 피해를 냈다. 호남, 충청을 거쳐 24일 오전 11시께 강원 강릉 바다를 통해 물러났다. 애초 예상보다 큰 피해를 내진 않았다.
태풍 솔릭의 상륙 지점인 전남과 광주에는 24일 오전까지 주택·담장 붕괴, 정전, 쓰러짐 등 태풍 피해 신고 163건이 접수됐다. 부상 1명, 이재민 3명, 농경지 침수 26ha, 배 낙과 186농가 등이었다.
24일 새벽 4시51분께 광주시 남구 진월동 ㅎ1차아파트 터의 고목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덮쳐 이 일대 3개 아파트 1700여 가구가 정전되는 피해를 입었다. 남구청 제공
강풍 등으로 인한 정전이 많았다. 이날 새벽 4시51분께 광주시 남구 진월동 ㅎ아파트 터의 고목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덮쳐 이 일대 3개 아파트 1700여 가구가 정전됐다. 남구청 쪽은 “오전 8시20분께 복구 작업이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동구 학동 광주 동구 학동 한 아파트 507세대도 한동안 정전 피해를 겪었다.
전남 해남 진도 순천 등의 2850가구는 전기가 갑자기 끊기는 바람에 불편을 겪었다. 특히 23일 저녁 8시30분 앞뒤로 순천시 조례동, 연향동 일대의 아파트 4곳에서는 주민이 승강기에 갇히는 사고가 잇따랐다.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불면서 전남 고흥 거금도 주민 4000여명의 유일한 통로인 거금대교와 소록대교는 23일 낮부터 14시간 동안 통행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틀 동안 200㎜ 안팎의 비가 쏟아진 해남군 사포지구, 진도군 도목·산월지구, 강진군 석문지구 등에선 농경지 26ha가 물에 잠기거나 벼가 쓰러지는 등 피해를 봤다. 배 산지인 순천시 낙안면 과수농가 186농가는 익어가는 배들이 강풍에 무더기로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23일 저녁 8시40분께 전남 고흥군 고흥읍 한 아파트 담장 일부가 무너져 길을 지나던 ㄱ(16)군이 골절상을 입었다. 완도군 보길면 선창리 해안도로 일부가 유실되기도 했다. 광주시 재난안전본부 쪽은 “예상보다 피해가 크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전북지역은 태풍 관련 인명·재산 피해가 거의 접수되지 않았다. 군산 은파유원지 안 가로수가 부러지고, 무주에선 대평 입간판이 넘어지는 정도였다.
애초 태풍 상륙 지점으로 거론돼 바짝 긴장했던 충청도 큰 피해를 내진 않았다. 충남 서천, 보령 등은 항포구에 배 7000여척이 피항시키고 태풍 경로를 예의주시했다. 23일 저녁 7시20분께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단독 주택을 덮치면서 지붕 일부가 부서지고, 강한 바람으로 가로수 등 4그루가 뽑혔지만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충북은 24일 오전까지 태풍 피해 접수가 없었다.
24일 오전 태풍 영향권에 든 강원은 설악산 204㎜, 미시령170㎜, 진부령 151.5㎜, 대관령 119.7㎜, 정선 사북 52.5㎜ 등 많은 비가 내렸다. 강원도와 18개 시·군은 태풍특보 발효와 동시에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했다. 하지만 강원 영월 등을 거친 태풍은 오전 11시께 강릉을 마지막으로 한반도를 벗어났다. 강원지역에도 이날 오전까지 태풍 피해 접수는 없었다.
박근영 강원도 재난안전실장은 “다행히 태풍이 큰 피해를 주지 않고 강릉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동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어 시설물 관리와 안전 사고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전국종합/안관옥·정대하·박임근·송인걸·박수혁·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화보] 태풍 솔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