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강원 곳곳에서 특색있는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원주옥상영화제가 29일부터 9월1일까지 원주문화원 옥상에서 열린다. 올해 2회째인 원주옥상영화제는 평소 만나기 힘든 독립·예술 영화를 시원하게 트인 옥상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옥상에 마련된 캠핑 의자와 돗자리 등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간단한 먹거리와 음료, 영화제 기념품 등도 살 수 있다.
29일 개막일에는 강원도 출신 감독들의 영화 4편을 만날 수 있다. 30년째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프로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로 결심한 뇌병변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티켓>과 지역 단관극장의 이야기를 다룬 <꿈의 공장>과 <씨도로>, 빨간 여행용 가방을 우연히 줍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빨간 캐리어> 등이 상영되며 이후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진행된다.
밤새도록 영화를 볼 수 있는 <밤샘 섹션>은 원주옥상영화제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8월31일 자정부터 토요일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원주영상미디어센터 모두극장에서 세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원주옥상영화제 관계자는 “함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원주 청년들이 기획한 작지만 특별한 영화제에 초대한다. 막바지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에선 30일부터 9월2일까지 시청 광장과 춘천명동시지브이(CGV)에서 ‘춘천영화제’가 시민과 만난다.
춘천영화제는 2013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자신의 유작이 된 ‘시바, 인생을 던져’ 개봉을 기다리던 고 이성규 감독을 위해 열린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한 개봉’에서 시작된 영화제다. ‘춘천다큐멘터리 영화제’란 이름으로 이어오다 5회째를 맞는 올해부터 춘천영화제로 이름을 바꿨다.
개막작 <설날>과 <밤의 문이 열린다>, <레터스>, <앨리스 죽이기>, <뭘 또 그렇게까지> 등 국내외 작품 15편이 상영된다.
9월1일 춘천 몸짓극장에선 ‘12회 이주민영화제 춘천상영전’도 진행된다. 이주민영화제는 2006년부터 이주민방송에서 해마다 여는 대표 문화행사로 이주민을 주제로 하거나 이주민 감독들이 연출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춘천상영전에선 강원도에 사는 이주 여성들이 만든 작품 등 총 5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이경순 더불어이주민+ 회장은 “국내에 117만명, 강원도에 1만7000여명의 이주민이 있다. 이주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기쁨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에선 9월8일 ‘12회 강릉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진행된다. 강릉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주최·주관하는 이 영화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주제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제작하고 상영하는 지역의 거리문화 축제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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