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국제고 재학생·졸업생들로 꾸려진 ‘보통사람들’이 27일 오후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보안관’의 부당해고 반대와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보통사람들 제공
경기도 고양시 한 고교의 경비 업무를 맡는 비정규직 노동자(학교보안관)들이 학교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반대 모임을 꾸려 해고를 막아냈다.
고양국제고 재학생·졸업생 200여명으로 꾸려진 ‘고양국제고 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모임’(보통사람들)은 지난 27일 오후 재학생 80여명과 졸업생,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어 “보안관님과 같은 분들에게 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이 되려 일자리를 빼앗게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학교 보안관 2명은 최근 학교로부터 이달 31일 자로 계약 해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기도교육청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 학교 시설 경비원, 안내원, 전화 상담원 등은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시설 경비 업무는 자원봉사 성격이 강한데, 특정 학교가 필요에 따라 간접 고용한 ‘학교 보안관’의 경우 다른 학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해고 통보를 받은 이들은 용역업체 소속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6년째 이 학교에서 오전 8시30~오후 8시30분까지 하루씩 번갈아 가며 경비 업무 등을 맡아왔다. 이들의 급여는 학부모가 70%, 학교가 30%를 부담했다.
이에 학생들은 전교생 600명 중 541명 한테서 서명을 받아 해고반대 운동을 벌였다. 논란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보안관을 지금과 같은 근무형태로 근속시키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할 권한이 없고, 용역파견 근로자 형태로 보안관을 재계약하는 것은 학교장의 재량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사태는 일단락 됐다.
권혁진(고양국제고 2) 보통사람들 대표는 “1차 투쟁은 승리했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내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근로환경개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목표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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