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열린 제21회 무주반딧불축제에서 주민들이 남대천 섶다리에서 상여행렬을 선보이고 있다.
전북 무주군 남대천에 있던 섶다리가 최근 내린 폭우와 홍수로 떠내려가자, 반딧불이축제를 준비 중인 무주군이 섶다리를 다시 짓는 전과정을 방문객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섶다리는 통나무와 나뭇가지, 나뭇잎 등을 엮어 소박하게 짓는 전통 다리다.
무주군은 태풍 솔릭이 지난 뒤 내린 큰비로 지난 26일 무주읍 남대천에 있던 섶다리가 무너졌다며, 다음 주 반딧불 축제 기간에 섶다리를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아직 물이 많아서 섶다리를 세울 수 없고, 물이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주 반딧불 축제 기간에 섶다리를 다시 설치하겠다. 특히 이번엔 섶다리를 세우는 전과정을 반딧불 축제 방문객들에게 보여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주군에 사는 박아무개(68)씨도 “반딧불 축제를 앞두고 애써 설치한 섶다리가 유실된 것이 아쉽다. 재설치할 때는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제21회 무주반딧불축제에서 전통혼례 행사가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제21회 무주반딧불축제에서 관람객들이 남대천 섶다리를 건너고 있다.
무주읍 대차리 서면마을의 남대천 섶다리는 2006년 주민들이 직접 설치한 뒤 11년 동안 반딧불 축제 방문객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이번에 떠내려간 섶다리는 올해 반딧불 축제을 위해 지난 8월15일 새로 지은 다리다. 무주군은 축제 기간에 섶다리 위에서 전통 혼례나 출상 행렬을 연출한다. 섶다리는 나이든 세대에겐 과거 고향에서의 추억을 되살리고, 젊은 세대에게는 전통 건축과 문화를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무주 남대천 섶다리는 2012년 미국의 뉴스 채널 <시엔엔>(CNN)에 의해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명소 50곳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주반딧불축제는 천연기념물 제322호 ‘반딧불이와 그 먹이(다슬기) 서식지’를 소재로 여는 환경 축제이다. 올해는 ‘자연의 빛, 생명의 빛, 미래의 빛’을 주제로 9월1일부터 9일까지 예체문화관, 남대천, 반딧불이 서식지 등 전북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반딧불이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환경 지표 곤충이다. 반디, 반딧불, 개똥벌레 등으로도 불리는데 정확한 이름은 ‘반딧불이’다. 반딧불은 반딧불이가 내는 불빛을 뜻한다. 한국엔 6종이 있는데, 무주에서는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가 살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무주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