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명예교수
지난 5일, 영남대의 ‘제2창학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 참가했던 영남대 김상희(77·사진) 명예교수는 식후 리셉션 장에서 우동기 총장에게 편지봉투 하나를 건네고 총총히 발걸음을 돌렸다. 격려 편지라고 생각하고 뒤늦게 봉투를 열어본 우 총장은 봉투 안에 학교발전기금 2천만원이 들어있음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바쁜 일정을 쪼개 감사 인사차 김 교수 집을 찾은 우총장에게 김 교수는 “1947년 영남대의 전신인 대구대 1회 입학생으로 들어가 정년퇴임 때까지 46년동안 인연을 맺은 모교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쑥쓰러워 했다. 김 교수는 “영남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려는 선포식에 빈손으로 가기 민망해 그동안 다달이 모아두었던 연금을 들고간 것”이라며 “후학들을 위해 대강당 건립에 보태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38년 동안 영남대 영어영문학과에서 후학을 길러오다 지난 1993년 8월 정년퇴임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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