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서 5시간 넘게 난동 부린 트레일러 음주운전자

술에 만취한 채 트레일러 운전하며 난동…특공대 투입·실탄 발사

지난 10일 밤 11시52분께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등지에서 술을 마신 50대 운전자가 난동을 부려 경찰이 제압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등지에서 술에 만취한 채 트레일러 차량을 몰며 난동을 부린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0일 밤 11시52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해저터널 근처에서 김아무개(57)씨가 자신의 25t짜리 트레일러 차량으로 거가대교 시설공단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했다. 앞서 김씨는 이날 밤 11시30여분께 경찰에 전화해 술에 취한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바로 전화를 끊었고, 경찰은 김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었다.

경찰과 40여분 동안 대치하던 김씨는 다시 트레일러 차량을 운전해 순찰차를 들이받았고, 경찰은 트레일러 차량 운전석 앞바퀴에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쏘았다. 김씨는 곧바로 경남 거제 쪽으로 차량을 운전했다. 김씨는 거가대교 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11일 새벽 4시58분께 김씨는 거가대교 저도터널에서 거제 쪽으로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조수석 차문을 열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 특공대와 경찰관은 김씨가 조수석 차문을 여는 순간 차 안으로 들어가 그를 제압했다. 체포 당시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로 조사됐다. 음주운전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한 행위다. 경찰은 김씨가 난동을 부린 5시간 전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대전에 있는 화물업체의 지입차주(차량을 운송사업자 명의로 귀속시킨 화물차의 차주)라고 확인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입차 운전기사로 생활이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난동을 부린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의 난동으로 막혔던 도로는 이날 새벽 6시30분부터 정상 소통되고 있다.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