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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05보안부대’ 흰 천으로 감싼 이유는

등록 2018-09-11 12:12수정 2018-09-12 10:48

목요사진그룹 회원 5명 작업
“5·18 때 민주인사 고문 지하감옥
잊혀져가는 공간 기억 되살리려”
가톨릭평생교육원에선 사진전도
피해 생존자들 증언 영상에 담아
목요사진그룹 회원 임성국(왼쪽)씨와 동화작가 엄수경씨가 10일 오전 광주시 서구 쌍촌동 옛 505보안부대 본관 건물 앞에서 건물을 흰 천으로 싼 래핑 작업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목요사진그룹 회원 임성국(왼쪽)씨와 동화작가 엄수경씨가 10일 오전 광주시 서구 쌍촌동 옛 505보안부대 본관 건물 앞에서 건물을 흰 천으로 싼 래핑 작업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목요사진그룹 회원들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재야인사와 학생들이 고문을 당했던 광주 옛 505보안부대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본관 건물을 흰 천으로 싸는 작업을 했다. 목요사진그룹 제공
목요사진그룹 회원들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재야인사와 학생들이 고문을 당했던 광주 옛 505보안부대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본관 건물을 흰 천으로 싸는 작업을 했다. 목요사진그룹 제공

흰 천이 덮인 건물 안에선 깨진 유리창이 ‘짜그락’ 하고 밟혔다. 출입문에 남아 있는 ‘보안을 생활화합시다’라는 벽보 문구가 고문이 자행됐던 옛 보안사령부 광주 505보안부대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하는 음습했다. ‘지하감옥’으로 불린 8개의 크고 작은 방에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많은 민주인사들이 고초를 겪었다. “폭행하고 고문한 뒤 조밀하게 붙여 세워 잠을 재우기도 했다.”(허장환 전 505보안부대 수사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고문당했던 옛 505보안부대. 정대하 기자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고문당했던 옛 505보안부대. 정대하 기자
10일 오전 광주시 서구 쌍촌동 옛 505보안부대에서 만난 동화작가 엄수경씨는 흰 천으로 감싼 본관 건물을 가리키며 “잊혀져가는 공간에 대한 기억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곳은 2005년 부대가 옮겨간 뒤 2007년 광주시가 5·18사적지(26호)로 지정했지만 오래도록 폐허로 방치됐다. 엄 작가와 김형주·오형석·임성국·장준식씨 등 목요사진그룹 회원 5명은 이날 505보안부대와 옛 국군통합병원(화정동) 등 2곳의 5·18 관련 공간을 담은 사진전을 시작하며 흰 천으로 래핑(감싸기) 작업을 했다.

목요사진그룹 회원 5명이 광주 옛 505보안부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임성국(앞줄), 장준식, 엄수경, 오형석, 김형주씨(뒷줄). 목요사진그룹 제공
목요사진그룹 회원 5명이 광주 옛 505보안부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임성국(앞줄), 장준식, 엄수경, 오형석, 김형주씨(뒷줄). 목요사진그룹 제공

10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지하 브레디관에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이 자행됐던 옛 505보안부대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10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지하 브레디관에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이 자행됐던 옛 505보안부대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10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지하 브레디관에서 열리는 ‘에스오에스 풍경에 관한 보고서’전에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505보안부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이선정씨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정대하 기자
10일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지하 브레디관에서 열리는 ‘에스오에스 풍경에 관한 보고서’전에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505보안부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이선정씨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정대하 기자
이들은 2015년부터 옛 보안부대와 옛 국군통합병원을 찾아가 사진 작업과 소리 녹음 작업을 시작했다. 생존자 10명과 함께 취조와 고문, 치료가 이뤄진 두 공간에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사진과 동영상에 담았다. 고문실을 재현한 ‘붉은방’에는 보안부대 지하방의 곰팡이를 고스란히 이식해 놓았다. 방에 들어가면 생존자 10명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영상 작품을 볼 수 있다.

광주 옛 505보안부대 전경 사진.
광주 옛 505보안부대 전경 사진.
옛 505보안부대의 사무실 문에 붙은 보안 문구. 정대하 기자
옛 505보안부대의 사무실 문에 붙은 보안 문구. 정대하 기자
505보안부대 터(3만8459㎡)는 광주시가 2014년 역사공원 조성을 위해 국방부로부터 인수했지만, 시는 올해 사업 예산도 확보하지 않았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원형을 최대한 살려 5·18 당시의 참혹한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오에스(SOS) 풍경에 관한 보고서’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회는 보안부대 터에서 700여m 떨어진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14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에스오에스 풍경에 관한 보고서'라는 주제의 사진전 홍보물.
`에스오에스 풍경에 관한 보고서'라는 주제의 사진전 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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