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덕중 학생들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18일 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광덕중학교 1학년 2반 교실. 학생 30여명이 텔레비전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평양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기다렸다.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한반도기와 꽃다발을 든 채 문 대통령을 영접하는 평양시민의 표정을 지켜봤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착하고, 잠시 뒤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려 상대를 끌어안자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학생들은 긴장을 풀고 남북의 미래와 자신의 소망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1학년 이경호(13)군은 “두 정상이 4월의 약속을 지켰다. 이런 분위기라면 통일이 곧 될 것 같다. 평화시대가 열리면 평양 가서 냉면부터 먹어보고 싶다”고 반겼다. 친구 박민혁(13)군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두 정상이 정말 멋있다. 통일이 되면 기차를 타고 북한도 보고, 유럽에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학생들은 이날 오전 10시 문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도착 장면을 생중계로 시청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학생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공항에 도착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평양시민들과 악수하는 순간을 밝은 표정으로 주시했다. 학생들은 생중계를 본 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염원하는 글을 써보기도 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누리집에 접속해 평화기원 릴레이나 평화지수 알아보기 등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이날 광주에서는 금당초등, 동신여중 등 상당수 학교가 정상회담을 시청하고 평화교육을 시행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최근 초·중·고 322곳에 공문을 보내 정상회담을 시청하도록 권장했기 때문이다. 학교들은 평화교육을 하면서 남북정상회담 누리집에 올라온 카드뉴스,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육자료 등을 활용했다. 일부 학교들은 18~28일 3차 회담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붙이기도 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의 북한 수학여행을 추진하고 광주학생독립운동 90돌 기념식에 북한 학생을 초청하는 등 남북교류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정성을 들였다.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학교별로 생중계를 보며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 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남 광주시교육청 정책기획관은 “20만명에 이르는 광주의 학생들이 역사적인 장면들을 목격하며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 이들의 무대가 휴전선을 넘어 동북아로, 전 세계로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