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7월 취임식 때 정책 방향과 포부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대하 기자
광주시가 선진도시 대중교통체계를 살핀다는 명분으로 3년 전 이미 찾아갔던 유럽 도시 2곳을 또다시 다시 방문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광주시 말을 종합하면,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5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독일·헝가리를 방문하고 이날 귀국했다. 이 시장의 출장에는 시 교통건설국장과 도시철도건설 본부장 등 공무원 3명과 시의원 2명 등 8명이 동행했다. 시 예산 3648만원들 들여 시찰단이 찾아간 곳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독일 뮌헨으로, 이들은 “유럽의 경량전철 건설, 운행현황 및 안정성과 운영실태 파악”을 방문 목적으로 내세웠다.
광주시가 2015년 해외 시찰을 다녀온 뒤 낸 `저심도 도시철도 출장보고서'에 나온 독일 뮌헨 지하철 모습. 광주시 제공
하지만 이들 도시는 지난 2015년 2월 시가 해외 연수단을 꾸려 이미 다녀온 곳이다. 당시는 7200만원이 들었다. 당시 시는 2015년 2월25일부터 3월4일까지 공무원 7명과 시의원, 환경단체 관계자, 전문가 등 14명으로 연수단을 구성해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의 6개 도시를 둘러보고 왔다. 이들은 귀국 한 달 뒤 시의회에 “1896년에 개통된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4~5m 깊이의 저심도 노선을 120년동안 안전하게 운행중”이라는 내용 등이 포함된 보고서를 낸 뒤 저심도 지하철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광주시가 2015년 해외 시찰을 다녀온 뒤 낸 `저심도 도시철도 출장보고서'에 나온 헝가리 부다페스트 교통공사 방문 모습. 광주시 제공
이번 유럽 방문을 두고 지역에서는 전임 시장 때 방문해 상세한 보고서까지 낸 곳을 같은 목적으로 다시 찾은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관계자는 “그 사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길래 같은 곳을 불과 3년만에 다시 찾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쪽은 “정책결정권자인 시장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이 필요했다”며 “저심도 지하철뿐 아니라 버스·지하철·트램 등의 교통환승체계 등도 심층적으로 살폈다”고 해명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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