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폐회로 티브이에 잡힌 무면허 의료행위 장면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의 한 여성병원이 제왕절개수술 봉합이나 요실금 수술 등을 의사가 아닌 간호사나 건호조무사에게 맡겨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울산경찰청은 20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대리수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삼은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의료법 등 위반)로 울산의 한 여성병원 원장을 비롯한 의사 8명과 간호사 8명, 간호조무사 6명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해,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병원 의사들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약 700여차례에 걸쳐 제왕절개나 복강경 수술의 봉합과 요실금 수술이나 성형수술 등을 일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에게 맡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병원의 다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들도 수술실에서 수술보조행위를 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은 이 병원 원장과 일부 간호사가 아무런 의료 관련 자격이 없는 직원에게까지 수술환자의 환부 소독 등 수술실 보조업무를 맡긴 사실도 확인했다. 이 병원은 이런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한 요양급여비 약 10억여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 병원이 가로챈 요양급여비 10억여원의 회수 및 관련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당국에 사실을 통보했다. 또 병원의 관행·음성적인 무면허 의료행위 예방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수술실 출입자 기록관리 철저 △수술실 출입구 폐회로 티브이 설치 의무화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 큰 수술의 환자나 보호자 요청 때 수술실 촬영 허용 등의 법제화 검토도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혐의사실을 전부 인정하는 피의자도 있으나 전부 부인하는 피의자도 있고, 전체 수술 중 일부에 대해서만 인정하는 피의자도 있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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