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00원 버스제도를 시행 중인 전남 순천의 시내버스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에서 시작한 ‘초등학생 100원 버스’가 열띤 호응 속에 광양·여수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순천시는 27일 “초등학생 100원 버스제도의 반응이 좋아 예산을 올해 1억여원에서 내년 2억여원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3월1일 시내버스 이용자를 늘리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이 제도를 시작했다. 애초 초등학생의 버스삯은 650원으로 교통카드로를 이용해 타면 550원으로 15.4%를 할인해줬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초등학생은 100원만 내면 구간과 시간에 관계없이 버스를 탈 수 있게 돼, 할인율이 무려 84.6%에 이른다. 다만 추후에 정산할 기록을 남기기 위해 교통카드로 타야 한다.
버스삯을 100원으로 낮추자마자 초등학생과 학부모들한테 폭발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시에는 한동안 교통카드를 어떻게 사고,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한 달 평균 초등학생 탑승자는 지난해 2만3593명에서 올해 3만9005명으로 61%가 늘어났다. 버스업체도 시내버스 탑승자가 늘어나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이들이 지원받는 할인액 보전비가 애초 추산액 1억8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예산에 2억여원을 편성해 제도를 안착시키기로 했다.
시는 인구 감소를 막을 청장년 유입책을 고민하다 2세인 이들의 자녀가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게 됐다. 이 제도는 시행 과정에서 모든 계층의 고른 지지를 받아 예산 투입 효과가 만점인 복지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 버스담당 고문열씨는 “100원은 교통복지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액수이다. 초등학생 때 버스 타는 습관을 들이면 중·고교에 진학하거나 어른이 되어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래에 자가용 이용자가 줄어 생태도시로 가는 기반을 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휴대가 편하고 모양이 귀여운 순천의 초등학생 교통카드 순천시 제공
순천에서 100원 버스를 타본 초등학생들이 부러움을 표시하면서 이 제도는 자연스럽게 이웃 도시로 퍼지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6월1일 순천·광양·여수를 오가는 광역버스 환승제도 시행에 발맞춰 초등학생 100원 버스를 도입했다. 여수시는 오는 10월1일 이 제도를 받아들여 운영하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