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제주본부가 1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의 개방형 공모제 관련 채용사유 공개 및 감사위원회의 특감 등을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민선 7기를 맞아 제주도청의 개방형 직위 공모제를 갑절 이상 늘렸으나 채용과정의 투명성 등을 두고 공직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제주지역 인터넷 언론사들은 현직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제주도 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을 놓고 비판 성명을 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전공노 제주본부)는 1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는 6·13 지방선거, 강연, 전공노 제주본부와 면담 등 여러 차례 ‘개방형 공모제’는 제주 발전을 위해 필요하며, 전국을 대상으로 최고의 전문가를 모셔오겠다. 결코 선거공신은 임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원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원 지사는 ‘외부 개방형은 아이티 분야 등 전문분야에 제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천명해왔으나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지금까지 임명된 사람들을 볼 때 원 지사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며 △외부에서 들어올 정확한 인원 수 공개 △채용인사들에 대한 심사기준 및 채용사유 공개 △선거공신 인사의 면직 △감사위원회의 채용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 등을 요구했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개방형 직위를 확대해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했지만 대부분 선거공신이나 측근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 사무관 이상의 고위직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심사가 합당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제주도가 개방형 직위로 신설한 미래전략국장(3급)과 디지털융합과장(4급)에는 민선 6기 때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아이시티(ICT)융합담당관(4급)과 빅데이터담당(5급)이 공모해 채용됐다. 전공노 제주본부는 “채용인사인지 승진인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소통혁신정책관(3급)에는 제주지역 인터넷신문 대표가 공모해 임용됐다. 이에 대해 제주도 내 6개 인터넷신문 기자들로 구성된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인기협)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민선 3기 당시 도지사 정책특보와 투자진흥관을 지낸 현직 인터넷 언론사 대표가 이번에는 소통혁신정책관에 응모해 임명됐다”고 비판하고 이 언론사를 인기협에서 제명했다.
제주도의 개방형 직위(36개)는 서울시(44개)를 포함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지금까지 19명이 임명됐고, 나머지 17명에 대해 채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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