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리는 울산 중구 동동의 외솔기념관
주시경(1876~1914)은 개화기의 국어학자로, 우리말과 한글의 연구와 후진 양성을 통해 한글 대중화를 개척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최현배(1894~1970)도 일제 강점기인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제정에 참여하고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구속돼 1945년 광복 때까지 옥고를 치렀으며, 이후에도 한글학회 이사장 등을 맡아 한글 연구와 대중화에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두봉(1889~1960)은 일제 강점기 상하이 임시정부와 옌안 조선독립동맹 활동, 광복 뒤 북한에서의 이른바 ‘연안파’ 핵심정치인 등으로 알려졌지, 그가 일제 강점기 때 조선어사전 <말모이> 편찬에 참여한 한글학자라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다. 최현배·김두봉 모두 주시경이 길러낸 대표적인 한글학자다.
‘남북을 잇는 한말글 거인, 주시경·김두봉·최현배’를 주제로 한 한글 전국학술대회가 6일 오후 1시 울산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다. 이 학술대회는 울산이 낳은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를 기리고, 한글의 우수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려 울산시가 올해로 7번째 여는 ‘2018 한글문화예술제’ 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학술대회에선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이 ‘주시경·김두봉·최현배의 만남:민족사적 의미’에 관해 주제강연을 맡고, 권재일 한글학회장과 리의도 춘천교대 명예교수, 이창덕 경인교대 교수 등이 각각 주시경과 김두봉, 최현배의 한글운동과 문법연구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문관효 한글서도협회 회장의 주시경·김두봉·최현배의 어록 붓글씨 전시·해설도 이어진다.
2018 한글문화예술제는 7~9일 중구 원도심 일대(문화의 거리, 동헌, 젊음의 거리)와 외솔기념관 등에서 ‘한글, 희망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주요행사로는 학술대회 외에 △아름다운 한글을 표현하는 ‘대한민국 한글 공모전’ △잘못된 한글 휘뚜루마뚜루(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우는 모양) 풍선 터트리기 △외국인·초등부 한글과거제 △1200여명의 한글사랑 거리행진 △일제 강점기 언어독립운동을 벌인 조선어학회 33인의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 개막식은 7일 저녁 7시 중구 성남동 ‘문화의 거리’에서 공모전 시상식과 한글사랑 음악회 등과 함께 펼쳐진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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