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학내 갈등을 겪다 지난해 8월 정상화된 강원 원주의 상지대가 개교 63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상지대는 지난 1~2일 ‘총장 직선제’와 ‘외부 총장 추대제’ 등 차기 총장 선출 방식을 묻는 교수협의회 투표에서 152명 중 반수가 넘는 86명(56.5%)이 직선제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4일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오는 10일께 전체 교수모임을 열어 추인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하지만 전체 교수의 80% 정도가 교수협의회 소속인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총장 직선제로 교수들의 의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옛 재단 인사들이 물러난 뒤 지난해 8월부터 김문기씨 복귀 반대·학교 민주화에 앞장선 정대화 교양학과 교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앞서 직원 노동조합도 조합원 총회에서, 총학생회도 집행부 만장일치로 총장 직선제를 결의했다. 이번에 교수들도 총장 직선제를 선택하면서 상지대는 1955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상지대는 교수와 총학생회, 노조 등과 협의해 투표 일정과 반영 비율 등을 확정한 뒤 방학 전인 다음 달 말까지 총장 선출 절차를 끝낼 방침이다.
상지대는 김영삼 정권 출범 첫해인 1993년 ‘문민정부 사학비리 1호’로 김문기씨가 이사장에서 물러난 뒤 교수·노조·학생 등이 김찬국 전 연세대 교수 등 신망 높은 원로들을 총장으로 모시는 총장 추대제를 운영했다. 그러다 2014년 이사회를 장악한 김문기씨가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총장을 직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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