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0시56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의 휘발유 탱크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17시간만인 8일 오전 3시58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의 저유소에서 발생한 폭발화재가 17시간 만인 8일 새벽 3시58분께 완전히 진화돼 관계당국이 폭발 원인과 과실 여부 등을 규명하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이날 새벽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 휘발유탱크 폭발화재의 진화작업 완료에 따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가스·전기안전공사 등과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현장감식은 설비 결함이나 오작동이 있었는지와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있는지 등 폭발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저유소 주변으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확보 범위를 확대해 폭발 원인에 외부 요인이 있는지 수사에 들어갔다. 또 화재 자동감지 센서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안전조처의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옥외탱크 1기가 불에 타고 휘발유 약 266만3천ℓ가 연소해 43억4951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산했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0시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대응 단계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격상하고, 소방 헬기 등 장비 224대와 인력 684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화재는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탱크로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58분께 완전히 꺼졌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유류 화재용 폼액 등을 투입해 불을 질식 진압시키는 방법으로 진화 완료 1시간 전쯤 큰 불길을 잡았다”고 밝혔다.
불이 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에는 유류 저장탱크 14개를 포함해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의 저장탱크가 있다. 불이 난 곳은 옥외 휘발유 저장탱크로, 크기는 지름 28.4m, 높이 8.5m다. 탱크 잔여량은 440만ℓ로, 이는 일반적인 탱크로리 250대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과 저유소 간 거리가 있고,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가도 1㎞ 이상 떨어져 있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유소에서 직선거리 25㎞나 떨어진 서울 잠실 등에서도 관측될 정도로 긴 검은 연기 띠가 만들어져 주민들이 휴일 종일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기 고양과 서울 은평·마포지역 주민들에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지 말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고, 인근의 창릉천 수질오염 예방을 위한 방재둑 설치작업 등이 진행됐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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